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취재 중인 일본 기자들은 이승엽이 올해 홈런 45개와 타율 0.333 이상을 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신 선결조건은 예년과 변함이 없었다.

좌투수와 몸쪽 높은 공에 대한 약점을 극복하고 바깥쪽 변화구를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요미우리의 스프링캠프지인 규슈 미야자키현 선마린 스타디움에서 매일 열띤 취재 중인 일본 기자들은 오가사와라 미치히로-이승엽-루이스 곤살레스 등 일본, 한국, 베네수엘라 출신 3인방이 이룰 자이언츠의 새로운 중심 타선에 큰 기대감을 표시하면서 그 핵심인 이승엽에게 초점을 맞췄다.

요미우리 계열이면서 자이언츠 담당만 7명의 기자를 둔 호치 신문의 니시무라 시게노부 기자는 11일 "다른 팀 전력 분석원들의 의견을 종합해 볼 때 올해 이승엽이 지난해 홈런 41개보다 많은 45개를 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단 상대 팀의 전력을 낱낱이 분석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이들로부터 요미우리의 간판이자 센트럴리그 대표 타자 대접을 받았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홈런 45개는 이승엽이 지난달 30일 출국 당시 밝힌 올해 목표이기도 하다.

역시 4명의 요미우리 전담 기자를 둔 산케이 스포츠의 사쿠라기 오사무 기자는 "지난해 타율 0.323을 때리고 41홈런에 108타점을 올린 이승엽의 활약을 보고 전혀 놀라지 않았다.

그는 지바 롯데 시절 이미 훌륭한 타격 기술을 보여줬다"며 "바깥쪽 유인구만 속지 않으면 타율 0.333 이상도 가능하다"고 평했다.

일본 언론은 오가사와라, 곤살레스 등의 가세로 타선 전후에서 분명 지난해보다 이득을 볼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이승엽은 "지난해 혼자 잘 했다고 하나 100타점 이상을 올릴 수 있던 것은 다 앞에서 잘 치고 나간 동료 덕분이었다.

성적이 더 좋을 수 있었다는 평도 있는데 핑계는 대고 싶지 않다.

전력 보강으로 지난해 보다 나은 건 사실이나 이 타선이 나에게 도움이 될지 부담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스프링캠프에서 치르는 엄청난 훈련보다 일본 최고 연봉 선수에게 쏟아지는 주위의 시선에 압박을 느꼈는지 11일 이승엽의 왼쪽 눈은 충혈돼 있었다.

부담을 딛고 이승엽이 일본 언론의 기대대로 지난해 이상의 성적을 올릴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미야자키<일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