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은퇴 생활의 필요·충분 조건은 돈과 건강이다.

하지만 평균 수명이 길어지는 현실을 감안할 때 건강에 대한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단순한 육체적 건강을 뛰어넘는 '젊고 건강한 삶'이 그것이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서 부모를 떠올리게 되는 시점을 최대한 늦춰야 한다.

특히 전업을 꿈꾸려면 외모 관리는 필수적이다.

헤드헌팅 업체 커리어케어의 전일안 상무는 "나잇살이 그대로 드러나는 중·장년 구직자들은 '자기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사람'이란 나쁜 인상을 준다"며 "고정 관념에서 탈피해 적극적으로 외모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피부 관리를 망설일 필요는 없다

인생을 보다 젊게 살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피부관리 전문점,피부과,성형외과 등이 늘어나면서 '안티 에이징(anti-aging) 산업'이란 신조어가 등장했다.

피부전문 클리닉 차앤박 피부과는 3년 전만 해도 전체 손님 중 중·장년층이 한 달에 10~20명 선이었으나 최근에는 30~40명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다.

50~60대 남성 손님들이 주요 고객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결과라는 얘기다.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선에스테틱도 전체 회원 중 30%가량이 60세 이상 노년층이다.

장인선 선에스테틱 대표는 "2003년 이후 장·노년층 고객이 부쩍 늘기 시작했다"며 "자녀 혼사를 앞두고 피부 관리를 하는 가정 주부에서부터 대기업 최고경영자나 임원 등 이용 계층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젊은 노년'을 보내기 위해 택할 수 있는 안티 에이징 관리는 크게 두 단계.검버섯(일명 저승꽃)이나 주름 등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전에 피부관리 전문점을 찾아 피부에서 두피까지 다양한 부위를 관리하는 게 좋다.

손호찬 아름다운나라 원장은 "똑같이 피부 관리를 받더라도 젊은 상태에서는 받아들이는 게 다르다"며 "최대한 빨리 시작하는 게 보다 적은 비용으로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피부의 생리 주기를 고려할 때 최소한 한 달에 이틀 정도는 피부 관리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 그의 조언이다.

어느 정도 노화가 진행된 사람들의 경우는 피부과나 성형외과 등에서 전문 치료를 받는 것이 효과적이다.

대표적 노인성 피부 질환인 '흑자'와 '검버섯'은 레이저를 사용하면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연령대별 발병 빈도 높은 질환 중점 검진

육체적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조깅이나 걷기를 하는 것은 기본이다.

나아가 연령대별로 발병 빈도가 높은 질환에도 대비해야 한다.

40대는 간 질환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시기다.

20대 이후의 과도한 음주가 20여년이 경과하면서 발현되기 때문이다.

심장 질환도 40대를 전후해 발생 빈도가 높아진다.

고혈압 협심증 관상동맥질환 등 심장 질환은 전체 사망률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발생시 사망 위험이 크다.

40세 이후에는 1년마다 건강 진단을 반드시 받고 특히 간 검사에 신경 써야 한다.

50대에는 뇌졸중과 직장암 대장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사실에 유념해야 한다.

따라서 50세 이후에는 매년 직장수지 검사,장 내시경 검사를 통해 장 건강을 면밀히 체크해야 한다.

50대는 금연을 결심해야 하는 마지막 시기이기도 하다.

비록 오랫동안 흡연을 했더라도 1~2년 뒤에는 어느 정도 비흡연자와 같은 수준으로 신체 상태가 호전될 수 있어서다.

60대 이후에는 뇌혈관 질환,기관지 질환,위암 등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질병에 의한 사망이 급격히 증가하는 시기다.

사실상 이 시기에는 생활 습관을 고친다 해도 각종 퇴화 현상 탓에 질병의 발병을 원천적으로 막기는 힘들다.

다만 위암과 심장 질환은 발생을 막거나 치료가 그나마 용이한 편이므로 정기적인 위 내시경 검사를 통한 위암 조기 발견,심장 검사를 통한 심장질환 조기 치료에 주력해야 한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