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제15회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2002년 부산 대회를 능가하는 성적으로 `아시아 톱10'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북한은 도하 대회에 16개 종목에 걸쳐 총 162명(남자 67명, 여자 95명)의 선수를 파견해 금메달 10개를 포함한 총 50개 이상의 메달을 획득, 종합 10위 안에 든다는 목표다.

18개 종목에 195명이 참가했던 1998년 방콕 대회에서 종합 8위(금 7개, 은 14개, 동메달 12개)를 차지했고 남한에서 열린 종합대회에 처음 선수단을 파견했던 4년 전 부산 대회 때는 같은 18개 종목에 184명을 보내 금메달 9개와 은메달 11개, 동메달 13개를 따고도 종합 9위로 순위가 한 계단 떨어졌다.

종전 대회보다 참가 종목이 2개 줄고 선수단 규모도 축소된 북한 성적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북한이 가장 금메달을 기대하는 종목은 세계 정상급 실력을 보유한 여자 축구다.

부산 대회 우승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여자 축구는 리금숙과 리은경 등 지난 7월 아시안컵 3위로 2007여자월드컵 출전권을 안긴 국가대표팀 멤버에다 지난 9월 러시아에서 열린 20세 이하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우승 주역인 길선희와 리은향, 김경화 등 젊은 피까지 가세해 금메달을 자신하고 있다.

리금숙과 길선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올 해의 선수 후보로 뽑힌 북한 축구 신.구 세대를 대표하는 키플레이어다.

특히 같은 B조에 속한 한국과 다음 달 7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남북대결이 예정돼 있다.

남자 축구도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팀 전력의 핵인 미드필더 김영준을 비롯해 월드컵 예선 등 국제 무대 경험이 풍부한 홍영조와 서혁철, 문인국 등이 24세 이상 와일드카드로 대표팀에 합류했다.

가장 나이가 어린 이철명은 최근 19세 이하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 우승 멤버다.

1978년 방콕 대회 때 한국과 공동 우승을 한 북한 남자 축구는 부산 대회 때는 8강에서 한국에 0-1로 져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일본, 파키스탄과 같은 F조에 편성돼 B조 1위가 유력한 한국과 8강 남북대결이 기대되고 있다.

전통적 강세 종목인 사격에는 13명(남자 4명, 여자 9명)의 `총잡이'가 사선에서 금빛 과녁을 겨눈다.

남자 권총의 간판 김정수는 부산 대회 25m 센터파이어 권총 금메달 1개를 비롯해 은.동메달 각 3개를 딴 실력파. 지난 7월 자그레브 세계선수권대회 때 은메달을 딴 25m 스탠다드 권총과 주종목인 10m 공기권총 등에서 한국의 에이스 진종오(KT)와 금메달을 건 우정의 남북대결을 펼친다.

또 지난 2004년 아시아선수권 25m 센터파이어 권총 2위를 차지했던 김현웅과 여자 클레이에 나서는 베테랑 박정란과 박영희도 스키트와 트랩 개인.단체전에서 메달 사냥에 힘을 보탠다.

효도 종목인 유도, 역도, 탁구, 체조, 마라톤, 레슬링, 다이빙 등도 메달 수확을 바라고 있다.

여자 유도에는 부산 대회 57㎏급에서 우승한 홍옥성과 2005 세계선수권 42㎏급 3위 안금애, 지난 해 아시아선수권 78㎏급 은메달리스트 김련미가 색깔이 문제일 뿐 메달 가시권에 들어 있다.

또 7명(남자 4명, 여자 3명)의 역사(力士)가 출사표를 던진 역도에서는 부산 대회 남자 62㎏급에서 은메달을 들어올린 임용수가 메달 후보로 꼽힌다.

이와 함께 부산 대회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을 꺾고 아시아 정상에 오르는 `녹색 테이블의 기적'을 일궜던 여자 탁구는 `국내 고수' 고운경과 `국제용' 김미영을 쌍두마차로 내세워 메달을 타진한다.

또 올 해 아시아선수권 남자부 2관왕에 빛나는 리정선과 뜀틀에서 우승한 유망주 홍은정을 앞세운 체조와 남녀 간판 리경철, 조분희를 내세운 마라톤, 올 해 아시아선수권대회 그레코로만형 남자 66㎏ 은메달리스트 김금철이 나서는 레슬링, 기량이 좋아진 다이빙 등도 메달 후보 종목들이다.

(도하=연합뉴스)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