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와 맞먹는 좋은 입지 때문에 '미니 판교'로 평가받는 경기도 성남 도촌지구 분양이 이달 말로 다가오면서 사업시행사인 대한주택공사가 적정 분양가 산정에 고심하고 있다.

7일 주공에 따르면 성남시 중원구 도촌동 일대에서 청약저축 가입자를 대상으로 공급되는 도촌지구 408가구(30,33평형)의 평당 분양가는 1000만원 선으로 판교 2차 중·소형 아파트(평균 1134만원)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 될 전망이다.

주공 관계자는 "도촌지구는 분당과 판교신도시 생활권에 속하는 노른자위 입지지만,분양가는 판교 중·소형보다는 낮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면서 "특히 수도권 고분양가 논란을 감안할 때 분양가는 평당 1100만원을 넘지 않는 선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문제는 판교 중·소형 아파트는 전매금지 기간이 10년이지만,도촌지구는 사업승인 시점이 빨라 원가연동제를 적용받지 않기 때문에 입주 후 곧바로 전매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도촌지구 아파트에 당첨되면 분당 등 주변 아파트 시세와 비교할 때 전매로 얻을 수 있는 단기 시세차익이 '로또' 수준에 달할 만큼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도촌지구와 맞닿아 있는 분당 야탑동 SK뷰 32평형은 현재 평당 2000만원 선인 6억2000만원에 급매물이 나와 있는 등 6억~6억5000만원에 매매호가가 형성돼 있다.

도촌지구 33평형 아파트의 경우 분양가를 평당 1000만원으로 잡을 경우 3억3000만원에 달해 입주 예정시점인 내년 12월에 가면 최고 3억2000만원의 시세 차익을 챙길 수 있게 된다는 계산이 나오는 셈이다.

분당 야탑동 Y공인 관계자는 "이곳과 경계선상에 있는 도촌지구는 입지여건만 놓고 보더라도 입주시점에 가서는 30평형대 매매가가 5억~6억원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올해 초로 잡혀있던 분양시기가 계속 지연되면서 도촌지구 주택공급이 자연스럽게 후분양 형태(현 공정률 40%)로 이뤄지게 돼 당첨자들은 입주시점까지 1년만 기다리면 전매를 통해 단기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최종 분양가 산정을 준비 중인 주공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가뜩이나 불안한 상황에서 공공택지 내 아파트의 분양가를 높여 고분양가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킬 수도 없고 그렇다고 주변 시세보다 낮게 분양가를 책정해 당첨자에게 '로또'급 시세차익을 안겨주기도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주공 관계자는 "주변 시세와 입지여건만 놓고 본다면 평당 1300만원 이상의 분양가도 가능하지만 공공분양 아파트라는 점에서 분양가를 그렇게 높게 결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오는 23일께로 예정된 모집공고일까지 적정 분양가 수준을 놓고 면밀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성남 도촌지구는 24만2000평 규모(총 5242가구)로 조성되는 공공택지개발지구로 분당과 판교신도시 기반시설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데다 서울 도심과의 거리도 23km에 불과해 서울 강남권과의 거리가 분당보다 가깝다.

서울외곽순환도로,분당~수서 간 고속화도로,국도 3호선,지하철 분당선(야탑역) 등 교통망도 좋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