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근로자들은 지난 3분기에 전·월세 대란과 조세 공적연금 사회보험 등 비소비지출 급증의 '이중고'로 소비지출을 전혀 늘리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통계청이 발표한 '3분기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월세비용 등이 크게 증가하면서 3분기 도시근로자의 전년 동기비 주거비 증가율이 6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조세 공적연금 사회보험 등으로 구성된 비소비지출 역시 2년여 만에 가장 많이 늘었다.

이처럼 주거비와 비소비지출 부담이 늘어나면서 식료품 소비지출은 작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허리 휘는 도시근로자

3분기 중 도시근로자 가구의 주거비는 8만3800원을 기록,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7% 늘어났다.

2분기에 14.2% 증가한 데 이어 2분기 연속 늘어난 것이다.

3분기 증가율은 2000년 2분기의 26.3% 이후 6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거비 구성항목이 월세와 주택수리 비용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최근의 주거비 급증현상은 월세비용 증가와 연관돼 있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전세난이 지속됨에 따라 집주인이 전세를 월세로 돌려 월세 비용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쌍춘년'으로 이사나 결혼이 늘어난 것도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세금 연금 사회보험 등을 내기 위해 지출해야 하는 가계의 부담도 크게 늘어났다.

3분기 도시근로자 가구의 월평균 비소비지출은 50만8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2004년 1분기의 20.6%에 이어 최고치다.

항목별로는 △조세 9.7%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8.1% △사회보험 11.4% △떨어져 있는 가족에게 보내는 교육비와 생활비 송금 등 27.2%의 증가율을 각각 기록했다.


○실질소득은 '제자리'

도시근로자의 소득은 342만35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4% 늘어났다.

하지만 물가상승분을 감안한 실질소득은 282만2300원을 기록,증가율이 0.8%에 그쳤다.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한 셈이다.

이에 따라 도시근로자의 주거비 이외 소비는 크게 위축됐다.

소비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식료품 구입비용이 57만3100원으로 2% 감소해 작년 3분기 -1% 이후 1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교양오락 지출도 11만2300원을 기록,4.3% 줄었다.

때문에 전체 소비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에 그쳐 2002년 4분기 -0.4% 이후 3년 반 만에 가장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물가상승분을 제거한 실질 소비지출은 2.1% 감소했다.

다만 이처럼 소득이 제자리 걸음을 한 데는 지난 3분기에 있었던 추석연휴가 올해는 4분기로 이동,상여금이 사라진 게 영향을 미쳤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최연옥 통계청 사회복지통계과장은 "추석연휴 영향이 비교적 커 3분기 지표만으로 소비지출이나 소득의 추세를 정확히 가늠하긴 어렵다"며 "4분기 통계와 함께 비교해 판단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