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회비가 100만원인 초우량 신용카드를 쓰는 고객(VVIP)들은 한 달 평균 일시불로만 400만원 이상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에 두 종류밖에 없는 이 카드 가입자 중 40%는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에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7일 현대카드에 따르면 연회비가 100만원인 '더 블랙' 가입자 1525명은 2005년 1월부터 올 9월까지 한 달 평균 일시불로 460만원을 결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카드 고객들은 한 달에 최고 1억원까지 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데다 이코노미 좌석 항공 요금으로 비즈니스 항공권을 살 수 있는 등 각종 프리미엄급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대기업 상무급 이상의 임원이나 연 매출 규모가 1000억원 이상인 중소기업 대표와 전문직 종사자들로 가입 자격이 제한돼 있다.

초우량 고객이 가입하는 만큼 씀씀이가 큰 편이다. 이들의 한 달 평균 사용액(현금서비스 제외)인 460만원은 일반 카드 가입자 평균(52만원)의 10배에 가깝다. 이들 중 현금서비스를 이용한 사람들의 한 달 평균 사용액은 92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카드 가입자들보다 30% 정도 많은 수치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소득이 많은 우량고객은 국내에서 현금서비스를 거의 사용하지 않지만 일부 고객이 해외여행을 하거나 친지를 방문할 때 현금서비스를 많이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더 블랙 가입자들은 항공권(14%)을 사는 데 카드를 가장 많이 이용했으며 골프요금(10%)과 호텔 요금(8%)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한식집(7%)이 전체 4위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백화점(6%)과 유흥주점(6%)에서도 카드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가입자의 43.3%(660명)가 강남.서초.송파구에 거주하고 있으며 89%(1204명)가 수도권 지역에 몰려 있었다.

이 같은 지역적 편중 현상은 연회비가 100만원인 비씨 인피니트 카드 가입자에게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비씨카드가 지난 7월에 선보인 비씨 인피니트 카드는 은행 예금액 10억원 이상의 프라이빗뱅킹(PB) 고객과 기업체 임원,전문직 종사자 등에게만 발급하고 있다. 사실상 고소득자들만이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부자들이 몰려있는 수도권 지역 고객이 326명으로 전체의 80%를 차지했다.

인피니트 가입자들은 골프장(14.3%)과 백화점(13%)에서 카드를 가장 많이 이용해 항공 요금 사용이 많은 더 블랙 가입자들과 다소 차이를 보였다.

한 달 평균 일시불로는 360만원가량을 사용하고 할부로 165만원을 결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카드가 출시된 지 석 달도 안된 만큼 카드 가입자들의 성향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지만 일반 카드에 비해 건 당 결제 비중이 확연히 높다"고 설명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