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의 선전에 힘입어 과거보다 해외에서 한국 자동차산업을 보는 눈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한국 업체들이 선전하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뿌듯한 기분을 느끼죠."

미국 GM이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을 대체할 첨단 친환경차량으로 개발한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시퀄(Sequel)'이 한국인 디자이너의 손을 통해 탄생했다.

주인공은 바로 GM의 디자인 팀장인 김영선씨(43).김씨는 기아자동차에서 일하다 2001년 GM으로 옮겨 미래형자동차 디자인 부문을 맡고 있다.

기아차의 쏘렌토가 한국에서 그의 마지막 작품이었고 GM에 와서는 캐딜락의 디자인을 맡기도 했다.

김씨는 7일 GM이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개최한 '2006 GM테크 투어(Tech Tour)'에 참석해 시퀄의 디자인 컨셉트를 소개했다.

김씨는 현재 GM에서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한 디자인 팀장으로 각광받고 있지만,처음 GM에 합류했을 때는 서로 다른 시각과 문화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미국인들은 세부적인 외관보다 자동차의 기본적인 골격과 비율 등을 중시하지만 한국이나 일본은 세련된 외관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때문에 미국인들이 동양의 자동차 디자인을 보고 "발(타이어 휠크기)이 작은 기형 모델"이라며 비웃을 때는 정말 난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한국 자동차 업체들이 해외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아지고 특히 GM그룹 내에서 GM대우가 차지하는 위상이 높아지면서 해외에서 한국 자동차 업계를 보는 시각도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는 GM대우뿐 아니라 경쟁사인 현대차,기아차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한국인은 열심히 일하는 장점이 있고 해외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다만 한국 내 내수시장에만 안주하지 말고 전 세계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상하이=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