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콜금리 인상 필요성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로 그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지금 금리 인상을 단행해야 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상당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저금리 정책의 부작용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금리를 인상할 시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달랐다.


홍순영 삼성경제연구소 상무는 7일 "저금리가 집값 급등을 초래한 주요 원인이긴 하지만,그렇다고 해서 지금 금리를 올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홍 상무는 전날 삼성연의 '주택시장 불안과 금리'보고서가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으로 해석되는 것에 대해 "보고서는 작년과 재작년에 금리를 올려야 했다는 얘기를 한 것이며,지금 금리를 올리자고 얘기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기가 하강하는 현재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는 것은 좀더 생각해 봐야 한다"며 "시중에 유동성이 과다한 것은 사실이지만 금리를 올려야 할 타이밍은 아니라고 본다"고 금리인상에 반대 의견을 밝혔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는 "부동산 가격을 잡으려면 금리를 얼마나 올려야 하는지,이 경우 실물경제는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상무는 "부동산 가격 상승이 거시경제를 교란하고 있다면 금리인상을 당연히 동원해야 하겠지만 지금이 그런 상황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며 "이 문제에 대한 판단이 먼저 나와야 한다"고 얘기했다.

그는 "금리를 인상할 경우 실물경제가 치러야 할 대가도 생각해야 한다"며 금리인상에 반대했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경제학)는 "금리를 올려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비용이 더 클 것"이라며 "지금 금리를 올리면 안되고 다음 정권에 가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금 수요가 없기 때문에 콜금리가 인상된다고 해서 시장금리가 따라 올라가는 것도 아니고,금리를 0.25%포인트 올린다고 해서 부동산이 잡히는 것도 아니다"며 "경기 침체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안동현 서울대 교수(경제학)는 "미국에서 금리를 급속도로 끌어올린 것도 따지고보면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한 것"이라며 "0.25%포인트 정도 올려 시장을 두드린 뒤 나타나는 반응을 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금리인상론을 피력했다.

김 교수는 "김대중 정부부터 지금까지 저금리정책을 너무 오랫동안 써왔다"며 "적어도 올해 초에는 금리를 더 올렸어야 했는데 시기를 놓쳤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기득권층보다는 서민들의 부채가 매우 많아 금리를 올리게 되면 가계부채 대란이 올 수 있다"며 "시장을 테스트한다는 차원에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정책이 딜레마에 빠져있다"며 "경기를 보면 금리를 인하해야 하고 부동산시장을 보면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데,한쪽으로 방향을 결정하기가 무척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해 연구원 내부에서도 갑론을박이 오가는 단계로 아직까지 어느 쪽으로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며 곤혹스러워했다.

한편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추가 금리인상은 실물경제의 희생을 무릅쓰고 시중유동성 흡수에 올인하겠다는 선언이 될 것이며,주식시장 입장에서는 결코 달갑지 않은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콜금리가 인상된다면 주식시장이 상당한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