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오일 머니'로 일자리 창출과 산업 발전을 위한 대규모 '경제 도시' 건설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6일(이하 현지시간) BBC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상대적으로 낙후된 남부 지방을 발전시키기 위해 홍해에 접한 남부 도시 '지잔' 지역에 약 300억달러(약 30조원)를 투입,새로운 경제 도시를 건설할 예정이다.

지잔 경제 도시는 라비 하일 마디나 등에 이은 사우디의 네 번째 경제 도시 프로젝트다.

사우디 정부는 수개월 내에 2개 정도의 경제 도시 개발 계획을 추가로 발표할 예정이다.

고유가로 늘어나는 석유 수익금을 경제 발전을 위해 쏟아붓고 있는 것이다.

한 현지 언론은 "오일 산업으로 돈을 벌어들인 정부가 비(非)오일(non-oil) 산업 분야를 육성하고 늘어나는 인구에 맞춰 일자리 창출을 늘리기 위한 계획들을 실행해 나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압둘라 사우디 국왕은 "이번 사업을 통해 약 50만개의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며 "1000억리알(약 25조원) 정도의 자금을 끌어모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잔 경제 도시 프로젝트는 이 지역에 약 117㎢의 부지를 조성,항구와 알루미늄 제련소,제철소 등을 세우는 게 골자다.

도로 철도 통신 등 인프라 시설도 함께 설립된다.

낙후된 지잔 지역은 도시 개발로 상업지와 주택지 건설도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구리 생산 공장 및 수산물 가공 공장 등도 지어나갈 계획이며 이 지역을 관광 단지로 개발한다는 계획도 검토 중이다.

사우디 정부는 이번 지잔 프로젝트를 위해 석유 판매로 얻은 수익금 외에도 기타 지원 자금 및 주식 발행 자금으로 예산을 충당할 예정이다.

1000여만명이 프로젝트를 추진할 회사의 기업공개(IPO)에 참여해 20억달러 이상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에너지 및 해운 기업인 'MMC 그룹'이 도시 개발에 참여할 예정이다. MMC 그룹은 도시 관리 사업 등을 위해 사우디의 건설·부동산 회사인 '빈라딘 그룹(The Binladin Group)'과 제휴할 계획이다.

테러조직 알 카에다를 이끄는 오사마 빈 라덴(Osama bin Laden) 가족이 운영하는 그룹으로 빈 라덴은 가계에서 축출당했다.

사우디 정부는 개발 계획이 경제적으로 열악한 남부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지잔 지역은 석회암 백운석 대리석 규석 등의 광물이 풍부해 이를 이용한 광산 산업도 도시 개발에 시너지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잔은 홍해 중심 도시인 제다에서는 남쪽으로 725km 지점에 있으며,사우디의 수도 리야드에서는 남서쪽으로 960km 떨어져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