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임직원 약 50명에 200만주 수준 스톡옵션 제공

하나로텔 노조 "직원들에겐 임금 동결 요구..형평성 없어"

하나로텔레콤이 작년 적자에 이어 올해도 부진한 경영실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주요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약 200만주 규모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서 노조측의 반발 등 논란이 예상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로텔레콤은 11월16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약 50여명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총 200만여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안을 상정해 승인받을 예정이다.

이번 스톡옵션은 특히 2004년 말과 올해 3월에 이어 또 다시 부여되는 것으로 노조측의 적극적인 지지가 없는 상황에서 구체화되는 것이어서 적잖은 파열음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직급별로는 상무급 임원이 각 10만주, 상무보급 임원 각 7만5천주, 부장급 실장 4명이 각각 5만주, 팀장 33명은 각각 2만5천주가 부여될 예정이다.

이번에 부여되는 스톡옵션의 행사가격은 6천400원, 행사기간은 2년 후인 2008년 말 이후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로텔레콤은 특히 이번 스톡옵션 부여 대상에서 제외된 임직원을 대상으로 실적이 뛰어나면 스톡옵션 부여를 실시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추가적인 스톡옵션 부여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일련의 스톡옵션 부여로 해당 임직원들이 장기적인 실적 개선보다는 단기적인 주가 올리기에 치중하는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실제로 하나로텔레콤은 주요신규사업인 TV포털 하나TV에서 지나치게 단기 성과에 치중한 경영 성향을 보인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7월 말 하나TV를 상용화하면서 타사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에게도 가입신청을 받았으나 이를 위한 타사와의 별도의 망 이용대가 계약을 맺지 않아 LG파워콤과 케이블TV사업자(SO) 망에서 서비스가 차단되는 등 이용자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하나로텔레콤의 최대 주주 AIG 뉴브리지캐피털이 투자한 지 3년이 되어가는 시점에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것은 M&A(인수.합병)를 염두에 두고 `주가 띄우기 전략'을 펼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하나로텔레콤 노동조합은 "회사가 경영실적 악화와 비용절감을 이유로 노조에게 임금동결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일부 임직원에게 고정적인 비용에 해당하는 스톡옵션을 부여한다는 것은 모순적"이라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노동조합은 최근 회사와의 1차 임금협상에서 6.5% 임금 인상안을 내놓았으나 회사는 임금동결 입장을 고수해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노조는 오는 4일 고용안정 쟁취 및 스톡옵션 저지 궐기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하나로텔레콤 관계자는 "이번 스톡옵션 부여는 지난 2004년 말 스톡옵션 부여 당시 주식을 받은 일부 임직원이 퇴직이나 자발적 포기로 회사에 반납한 잔여 스톡옵션을 지난 3월 새로 입사해 스톡옵션을 받지 못한 임원을 중심으로 실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스톡옵션의 행사시점도 오는 2008년말 이후인 만큼 단기적인 주가 띄우기 라는 관측도 사실과 다르다고 밝히고 따라서 이번 스톡옵션의 취지도 임직원 사기 진작을 위한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못박았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영 기자 thedope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