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혼돈의 질곡으로 빠져들었다.

북한 핵실험으로 형성된 암운이 시장에 짙게 드리우면서 외부 충격에 속절없이 흔들리며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양상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북한 핵실험 여파로 상당기간 변동성이 극심한 장세가 전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위험관리에 주력할 것을 권고하면서 바람직한 대처법으로는 실적주 위주의 정석투자를 제시하고 있다.

◇증시, 북핵 오보에 `화들짝' = 11일 주식시장은 북한 핵 변수로 인해 또 한번 흔들렸다.

개장을 앞두고 전해진 일본 언론의 2차 핵실험 보도로 투자심리가 다시 냉각되면서 동시호가 때 강보합 출발이 예상됐던 지수가 급락세로 돌변한 것.
코스피지수는 이날 10.69포인트 하락 출발한 뒤 낙폭이 12.53포인트까지 확대됐으며, 코스닥지수는 더 크게 흔들려 6.28포인트 급락세로 개장한 뒤 9.76포인트까지 낙폭이 깊어졌다.

그러나 북한의 2차 핵실험을 입증하는 지진파가 관측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지수도 빠른 속도로 낙폭을 회복, 안정세를 되찾았다.

대신증권 함성식 애널리스트는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과 더불어 유엔을 통한 제재가 강화될 경우 또 한번의 변동성 확대국면이 예상되는 만큼 여전히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적 우량주가 최선 = 북한 핵실험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이른 현 시점에서 투자자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것인 만큼 한 발짝 증시에서 물러나 당분간 관망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이미 어느정도 조정을 받았고 글로벌 증시의 상승추세가 유효한 만큼 저점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3.4분기 어닝시즌이 개막한 데 맞춰 실적 우수 종목 위주로 접근하는 투자법이 가장 유효한 대응전략이라는 주장이 일종의 절충안으로 제시돼 주목을 끌고 있다.

삼성증권 양대용 애널리스트는 "주식시장의 영원한 테마는 실적"이라면서 "북한 핵실험과 이틀 앞으로 다가온 옵션만기일로 인해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인 만큼 막연히 시장의 반등을 노리거나 개별종목의 단편적인 호재를 찾기보다는 확실한 투자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 분명한 것은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기업실적 발표가 시작되면서 하반기 실적전망에 대해 시장이 반응할 것이라는 점"이라며 "따라서 하반기 기업실적이 우수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 위주로 관심을 압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했다.

그는 특히 일회성 요인이나 경상적 요인보다는 영업실적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하반기 영업이익 예상치 증가율이 높은 종목으로 LG생명과학, 삼성전기, 한진중공업, 삼성중공업, LIG손해보험, 현대중공업, KCC, 삼성엔지니어링, 메리츠화재, 고려아연, 삼성화재, 데이콤을 제시했다.

(서울연합뉴스) 권정상 기자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