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가까이 미아상권에서 터줏대감 노릇을 하던 신세계 미아점이 폐점한다고 매일경제가 2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신세계는 오는 11월 30일부로 미아점을 폐점키로 결정하고 조만간 협력업체와 입점 상인들에게 공문을 보내 이 같은 사실을 통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임대 영업중인 백화점 건물 활용방안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현재로서는 신세계는 완전 철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 측은 당초에는 이마트로 전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했지만 용지가 협소하고 임대차 관계와 용도변경 등의 복잡한 문제 때문에 이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백화점이 현재 입점해 있는 건물 소유주인 뉴서울상사와의 계약기간은 내년 8월 31일로 신세계 측은 계약만료시까지 월 임대료를 매월 지급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빅3 대형백화점 가운데 점포를 완전 폐점하는 것은 서울지역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99년 신세계백화점 천호점이 문을 닫은 적은 있지만 이마트로 전환해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신세계가 20년 가까이 미아상권의 터줏대감 역할을 해왔던 미아점을 폐점키로 한 것은 그 동안 영업난이 계속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유통업계 1위인 롯데백화점이 올 12월 미아점을 오픈할 경우 인근에 있는 신세계로서는 영업환경이 더 나빠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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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미아점 폐점…유통황제 롯데로 돌아갈듯

신세계백화점 미아점의 전격 폐점 결정은 유통업계에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유통업계 특성상 선점한 유망상권에서 기득권을 버리고 사업을 접기가 매우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지역은 백화점이 들어설 만한 대형상가를 확보하기 어려운 데다 소비자들의 인지도 제고와 경쟁업체들과의 치열한 매출경쟁을 위해서는 다점포화가 필수적이어서폐점 결정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신세계는 이번 미아점 폐점으로 어렵게 오른 업계 1위 자리를 다시 롯데에 넘겨줘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실제로 신세계 미아점은 지난해 매출 1000억원 안팎으로 지속적인 적자에 시달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88년 8월 오픈한 영업면적 4480평(주차대수 302대) 규모 중소 백화점인 미아점으로서는 현대와 롯데의 '덩치'싸움에서 따라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바로 옆에서 영업중인 현대백화점 미아점의 경우 연건평 1만1000평(주차대수 1116대), 지난해 매출은 2930억원으로 신세계의 두 배가 넘는 규모이며 인근 롯데 노원점도 연건평 1만200평이어서 신세계가 규모 싸움에서 코너에 몰리는 형국이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 12월 새로 선보이는 롯데백화점 미아점 역시 8500평 규모로 신세계 미아점이 받는 타격이 더 커질 것"이라며 "신세계 미아점의 경우 어차피 적자에 시달리느니 차라리 일찍 점포를 정리하고 임차료만 내는 게 더 이득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의 철수로 이 일대 상권은 롯데와 현대백화점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서울 강북의 대표적인 미아상권은 노원ㆍ도봉ㆍ강북ㆍ성북구 200만여 명의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신흥 알짜배기 상권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양사가 공시한 올 상반기 실적에 따르면 신세계는 총매출액 4조6144억여 원을 기록해 4조5677억여 원을 올린 롯데를 467억원 정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총매출액 기준으로 신세계가 간발차로 롯데를 앞질러 왔다.

하지만 매출액 1000억원 규모 신세계 미아점 폐점으로 롯데에 유통 황제자리를 내주게 됐다.

신세계백화점 한 관계자는 "미아점 폐점에 대해 아직 회사로부터 정확한 지침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88년 문을 연 신세계백화점 미아점은 그 동안 지역 종합 백화점으로 주민들의 사랑을 받아왔지만 규모와 경쟁력의 한계를 드러내며 결국 추억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 한경닷컴 뉴스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