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비제이 싱(피지)과 '리턴매치'에서 완승을 거둬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5개 대회 연속 우승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우즈는 5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노턴의 보스턴TPC(파71.7천451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도이체방크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이글 2개, 버디 4개를 잡아내며 8언더파 63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6언더파 268타로 정상에 올랐다.

3타 앞선 단독 선두로 맞대결을 치른 싱은 버디 4개,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8타를 치는데 그쳐 2타차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로써 우즈는 지난달 브리티시오픈 우승을 시작으로 뷰익오픈, PGA챔피언십, 월드골프챔피언십시리즈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 이어 5개 대회를 내리 제패했다.

지난 1999년부터 이듬해까지 6연승을 달린 적이 있는 우즈는 개인 연승 기록 타이에 1승 차로 다가섰고 PGA 투어에서 '불멸의 기록'으로 군림하고 있는 바이런 넬슨의 11연승에 도전할 발판을 마련했다.

넬슨의 연승 기록에는 절반 밖에 미치지 못했지만 우즈는 개인 통산 승수에서 넬슨(52승)을 제치고 단독 5위(53승)으로 올라섰다.

우즈보다 더 많은 승수를 쌓은 선수는 샘 스니드(82승), 잭 니클로스(73승), 벤 호건(64승), 그리고 아놀드 파머(62승) 등이다.

우즈는 또 올해 메이저대회 2승을 포함해 7승을 거둬 2000년에 세웠던 시즌 개인 최다승(9승) 경신도 바라볼 수 있게 됐으며 우승상금 99만 달러를 보태 시즌 상금은 864만1천563 달러로 늘어났다.

2년 연속 시즌 상금 2천만 달러 돌파는 물론 2004년 싱이 세웠던 시즌 최다 상금 기록(1천90만5천166 달러)도 갈아치울 채비를 갖췄다.

우즈는 "11연승 기록을 깬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대선배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한 뒤 "만약 다음 대회 때부터 다른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는다면 기록을 깰 수 있지 않을까"라고 농담을 던지는 여유를 보였다.

2년 전 이 대회 최종 라운드 맞대결에서 싱에게 져 세계랭킹 1위를 내줬던 우즈의 설욕전은 초반에 싱겁게 결말났다.

갤러리들은 다른 선수들은 젖혀놓고 오로지 이들 둘의 경기만 지켜보느라 티박스에서 그린까지 빈틈없이 사람들로 채워졌고 특히 그린 주변은 다섯 겹으로 둘러싸기도 했다.

2번 홀(파5)에서 엄청난 거리를 날아가는 드라이브샷을 때린 뒤 7번 아이언으로 그린에 볼을 올려 이글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싱과 격차를 1타차로 좁힌 우즈는 3번 홀(파3) 버디로 공동선두로 올라섰고 5번 홀(파4)에서 7.6m 버디를 잡아내 싱을 따돌렸다.

7번 홀(파5)에서 싱이 첫 버디를 뽑아냈지만 우즈는 3번 우드로 친 두 번째 샷을 홀 3m 옆에 안착시키며 이글을 잡아내 오히려 타수차는 2타로 늘어났다.

7번 홀까지 무려 6타를 줄인 우즈의 기세에 눌린 싱은 9번 홀(파4)에서 1타를 잃어 사실상 백기를 들고 말았다.

9번 홀에서 우즈도 4.5m 파퍼트를 남겨놓아 1타를 잃을 위기였지만 우즈는 보란듯이 퍼트를 집어넣어 추격의 빌미를 주지 않았다.

싱은 후반들어 3타를 줄였지만 보기없이 버디 2개를 보탠 우즈와 타수를 1타 줄이는데 만족해야 했다.

싱은 "타이거의 플레이는 믿겨지지 않았다"며 완패를 시인했다.

브라이언 베이트먼(미국)이 5언더파 66타를 쳐 8언더파 276타로 3위에 올랐고 로버트 앨런비(호주), 저스틴 로즈(잉글랜드)가 공동 4위(7언더파 277타)를 차지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