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사실상 그룹이 소유했던 삼성이건희장학재단의 소유, 운영권을 교육부에 넘겼으며 홍창선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이사장과 이건희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 등 재단의 이사진 전원이 사퇴했다고 4일 밝혔다.

삼성그룹에 따르면 지난 5월말 이 회장의 사재와 이 상무, 숨진 이 회장의 딸 윤형씨를 비롯한 이 회장 자녀들의 주식 등을 출연해 삼성이건희장학재단의 보유재산을 8천억원으로 확대한 후 이 재단의 운영권 일체를 교육부에 넘긴다는 뜻을 전했다.

이와 함께 이사진 전원도 사퇴해 삼성이건희장학재단은 삼성그룹과는 완전히 관계를 끊게 됐으나 현재 사무국의 실무인력 소수가 남아 이미 선발된 장학생들에 대한 지원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새 이사진의 선임과 장학재단의 사업목적, 운영방법 등은 모두 교육부가 알아서 정할 일이며 삼성이 개입할 여지는 완전히 사라졌다"면서 "심지어 재단 명칭에서 '삼성'이나 '이건희'라는 이름을 남겨둘 지 여부도 새 이사진과 교육부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삼성이 지난 2월7일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약속했던 8천억원의 사회환원에 관한 절차는 삼성 쪽에서는 완결됐으며 교육부가 재단의 진용을 새로 갖추고 운영방안을 결정하는 일만을 남겨두게 됐다.

삼성이건희장학재단 이사진의 사퇴 후 교육부는 곧 새 이사진의 구성에 착수했으나 김진표 당시 교육부총리의 퇴진과 그에 뒤이은 김병준 신임 부총리 임명을 둘러싼 파동에 따라 이에 관한 모든 움직임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은 우수인재를 지원하겠다는 삼성이건희장학재단의 설립취지를 이어가기 위해 매년 계열사들이 자금을 갹출해 유학생들을 지원하는 사업을 벌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 같은 방침에 따라 올해 70명의 학사와 석.박사 과정 해외유학생을 선발해 연간 5만달러의 장학금을 지원키로 하고 8월 한달간 지원자들의 신청을 받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앞으로의 장학생 지원사업은 별도의 기금을 한목에 마련하기보다는 그때그때 계열사들이 필요한 자금을 분담하는 형태로 운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선발되는 장학생은 물론 삼성이건희장학재단이 그동안 선발했던 장학생 400명에 대한 사후 지원도 삼성측이 책임을 진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추왕훈 기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