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발언은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과 시장금리를 떨어뜨리는 쪽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과 채권금리는 20일 비교적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경제지표 동향과 인플레이션 추이,중동정세의 불안정,중국의 경기긴축 가능성,한국은행의 콜금리 인상 여부 등 변수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시장흐름을 예단할 수 없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버냉키 발언이 향후 원·달러 환율에 미칠 영향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은 "단기적 하락 압력에 그칠 것"으로 요약된다.

전종우 SC제일은행 상무는 "버냉키 의장의 말처럼 미국의 추가금리 인상이 제한적으로 이뤄진다면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도 "버냉키의 발언을 국제금융시장은 금리인상을 조만간 중단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며 "원·달러 환율 역시 당분간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연구원은 그러나 "원·달러 환율의 장기적인 방향은 향후 미국 경제 지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버냉키 발언에 대한 채권시장 관계자들의 분석도 이와 비슷하다.

투신권의 한 딜러는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없어졌다기보다 금리인상을 중단하는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의견이 힘을 얻었다"며 "채권시장에는 일단 희소식(시장금리 하락)"이라고 분석했다.

서철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미국 채권시장이 버냉키의 중장기 경기둔화 발언에 더 주목한 이상 국내 시장금리도 당분간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러나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을 어떻게 갖고 가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시장금리가 장기적 하락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예단하기엔 이르다"고 덧붙였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