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오른팔'로 꼽히는 김병준 교육부총리 내정자(56)는 참여정부가 선호하는 인재의 특성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내정자는 대구상고와 영남대를 나와 한국외대 대학원 등을 거쳐 교수가 된 인물.친근한 이웃집 아저씨 같은 인상을 주면서 친화력과 언변이 좋다.

경실련 지방자치위원장 등 시민운동에도 참여했다.

상고 출신이며 시민단체와 교류가 활발했고 달변가라는 점에서 노 대통령과 흡사하다.

소신이 강하고 직설적인 화법을 써 종종 구설수에 오른다는 점까지도 대통령과 '판박이'다.

김 내정자는 경기고나 서울대 등 주류 학맥 출신은 아니지만 교수로서의 역량만큼은 학계에서 널리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그는 미국 델라웨어대 유학 시절인 1984년 사회과학분야 최우수 박사학위 논문상을 받은 경력이 있으며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재직 시절에도 지방분권 이슈에 대해서는 최고 권위자의 한명으로 인정받은 바 있다.

델라웨어대는 김 내정자가 청문회를 거쳐 교육부총리로 정식 임명되면 기존의 박사학위와는 별도로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외대 및 델라웨어 대학의 후배인 김인철 외대 교수는 김 내정자에 대해 "파격적인 발언 등으로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알고 보면 인간적으로 재미있고 동시에 진중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며 "박식함과 위트가 가미된 달변으로 동료들을 이끄는 리더형 인물이었다"고 평했다.

김 내정자의 인맥은 학맥보다는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특징을 띠고 있다.

김 내정자의 핵심 인맥들은 대부분 노 대통령이 1992년 14대 총선 낙선 후 지방자치실무연구소를 만들면서 '노무현 캠프'를 구축한 이후 사귄 인물들로 구성돼 있다.

학맥이나 지연보다는 가치관이 엇비슷한 사람들이 주를 이룬다.

김 내정자의 지인그룹에는 청와대에 있거나 청와대를 거친 관료들이 많다.

윤성식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위원장,이병완 대통령비서실장 등과는 인수위 시절부터 교류를 해 친분이 두텁다.

청와대 내 '386 진영'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이호철 국정상황실장,윤태영 연설기획비서관,천호선 의전비서관 등과의 교류가 활발하다.

윤후덕 정책조정비서관,정태호 대변인,이원덕 전 사회정책수석 등도 김 내정자와 가까운 인물로 꼽힌다.

참여정부가 등용한 학계 출신 인사 중에는 김 내정자가 직접 추천하거나 영입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인물이 많다.

이후 김 내정자는 이들과 끈끈한 정을 나누고 있다.

경북대 교수 출신인 이정우 전 청와대 정책실장,허성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 등이 대표적.학계 원로 중에서는 안병만 전 한국외대 총장과 통한다.

김 내정자가 외대에서 석사 과정을 밟을 때 안 전 총장의 가르침을 받았다.

정치권에서는 지방자치실무연구소 시절부터 교류해온 서갑원 열린우리당 의원과 특히 친하다.

서 의원은 국민대를 졸업했으며 김 내정자는 국민대에서 교수 생활을 오래해 '국민대 동문'으로 서로를 칭한다.

전 청와대 국정상황팀장을 지낸 이광재 의원도 정치 동지 중 하나다.

재계에서는 최명주 교보증권 사장과 친하다.

최 사장은 오랜기간 동북아시대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해 왔는데 이때 김 내정자와 친분을 쌓았다.

모교인 대구상고 출신 경제인들과도 친분이 있다.

이종희 대한항공 총괄사장은 김 내정자의 동문 선배다.

대구상고 출신의 은행권 인사들과도 통하는 사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여원식 부행장,이달수 부행장이 대구상고 출신 은행인맥의 대표적인 예다.

연예계와 방송계쪽 노무현 인맥들과도 교류가 있다.

노 대통령이 대선에 나섰을 때 언론문화 고문을 지냈던 방송작가 출신의 이기명 국민참여연대 고문,영화배우이자 현 이스트필름 대표인 명계남씨 등이 이 분야에서 손꼽을 수 있는 인맥이다.

송형석·문혜정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