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금리 인상이 미국발 인플레이션 우려로 급락세를 보이던 주식시장에 기름을 붓는 결과를 낳았다. 8일 코스피지수는 글로벌 증시 약세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 인상 영향까지 겹치면서 43.71포인트 폭락했다.

특히 이날 콜금리 인상은 은행주에 직격탄을 날렸다. 콜금리 인상이 예대마진 축소와 부동산 대출 부실로 이어져 은행들의 자산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탓이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은 "시장이 금리인상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콜금리마저 올라 증시로 유입되는 자금을 줄이고 경기둔화를 심화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정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부동산 버블 논쟁 와중에 콜금리를 인상했기 때문에 가계의 주택담보대출 이자부담 증가로 은행의 경우 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일각에선 실제 주식시장에 영향을 주는 시장 실세금리의 추가 상승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에서 이번 콜금리 인상은 단기적 충격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라는 측면에서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는 견해도 제시됐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날 지수 급락은 시장의 예상과 달리 콜금리가 인상된 데 따른 심리적 충격의 결과"라며 "하지만 시장 실세금리의 추가적인 상승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중장기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이번 콜금리 인상이 시기적으로나 경기 여건으로 볼 때 연내 금리인상의 마지막 기회였다는 점에서 반드시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0.25%포인트의 금리인상이 기업이익과 설비투자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고 하반기에는 동결이 예상돼 시장에 미치는 직접적인 파장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