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유력한 김근태 전 최고위원이 정치인생의 최대 갈림길에 섰다.

비대위원장을 맡아 당을 성공적으로 살려내면 높은 위상을 확보할 수 있겠지만,자칫 실패한다면 대권도전의 꿈은 물론이고 정치지도력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김 전 최고위원에겐 '국민적 정치지도자'로 도약하느냐,'구시대 정치인'으로 잊혀지느냐를 결정짓는 전환점이 되는 셈이다.

김 전 최고위원이 당 개혁에 성공하고 무난하게 난국을 극복할 경우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당내 좌파세력을 대변하는 '계파수장'의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이른바 '민주세력' 전체를 이끌어가는 통합형 정치지도자로 올라설 수 있다.

물론 대권 도전도 한결 쉬워진다.

지금은 대권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1~3%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비상시기를 성공적으로 돌파해낸다면 두 자릿수 지지율 확보도 충분히 가능성 있다는 분석이다.

성공의 기쁨 만큼이나 실패의 고통도 클 수밖에 없다.

계파 보스 수준의 정치인으로 낙인찍히고,5·31 지방선거 패배와 함께 진작 물러났어야 할 구시대 정치인으로 분류될 수 있다.

대권 경쟁에 나서는 것은 아예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에서 김 전 최고위원이 넘어야 할 과제는 다양하고 난해하다.

열린우리당을 다시 국민의 지지를 받는 정당으로 거듭나게 하려면 반드시 극복해야 할 난제들이다.

기간당원제 폐지,중앙위원회 권한 축소 등 당헌·당규 개선과정에서 분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강력하면서도 조화로운 리더십으로 당 쇄신작업을 이끌어야 한다.

선거 패배의 원인규명과 대책마련 과정에서는 실용주의와 개혁중심주의 사이에서 노선투쟁이 불가피하며 기존 정책의 수정 여부도 같은 맥락에서 치열한 논쟁거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