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 있으면서도 강남 서초 송파구 등 '강남 3구'에 가려 부동산시장과 상권이 답보상태였을 뿐만 아니라 최근 청와대에서 지목한 '버블 7'지역에도 들어가지 못한 '강남 속의 비강남'인 강동지역. 강남의 소외지역 강동구 일대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강동 발전의 견인지역은 미개발지역과 재건축아파트가 몰려있는 고덕·명일동 일대다.

서울 강남의 마지막 남은 대규모 미개발지역인 이 지역은 최근 들어 각종 개발계획이 잇따르면서 앞으로 5~10년 안에 주거·업무복합지역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이곳에는 1970년대 말~1980년대 초에 지어진 아파트단지들이 많아 강남 개포지구 등과 함께 대규모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데다 그린벨트에서 풀린 강일1,2지구에는 대규모 택지개발과 함께 첨단업무단지 조성이 진행되고 있다.

○줄을 잇는 대규모 아파트 재건축

명일역 주변 옛 강동시영아파트 자리에는 현대&대림아파트(총 1622가구)와 롯데캐슬(총 3226가구)이 각각 내년 7월,내후년 12월 입주를 예정으로 현재 공사 중이다.

고덕지구 내 재건축이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곳은 고덕주공 1단지다.

올해 7월 기반시설부담금 제도 시행을 앞두고 이보다 빨리 사업시행인가(6월 말 예정,건축허가 성격)를 받기 위해 재건축조합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9월 시행되는 개발이익환수제(주택 재건축사업으로 발생하는 이익이 3000만원을 넘으면 초과분에 대해 최고 50%를 국가가 환수하는 제도) 역시 8월 말까지 관리처분계획을 신청할 경우 피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덕주공 1단지 시공사는 현대산업개발로 현재 조합원들의 이주가 완료되고 사업시행인가를 위한 건축심의가 진행 중이다.

5층 이하 저밀도아파트인 고덕주공 1단지의 재건축이 완료되면 지상 17~31층 규모의 10개동이 탄생하게 된다.

이 밖에도 재건축 1단계에 해당하는 고덕시영,주공 2~4단지도 재건축추진위원회가 설립되어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다.

모두 안전진단 예비평가를 통과하고 현재 정밀안전진단단계에 있는데,인근 부동산업소에 따르면 늦어도 2010년까지는 재건축이 완료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러나 재건축 2단계로 추진되는 삼익그린 1~2차,신동아,고덕주공 5~9단지의 경우 2010년 이후가 되어서야 사업시행인가,착공 및 입주와 같은 본격적인 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강일택지개발지구와 첨단업무단지

강일택지개발지구는 향후 10년간 국민임대주택 10만호 건설의 정부정책 목표 실현을 위해 보전가치가 낮은 일부 그린벨트 지역을 해제해 가용택지를 확보하는 서울시 주택사업의 일환으로 현재 세 차례에 걸쳐 단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선 강일1지구(강일지구)는 강동구 강일동 27만여평 부지에 총 6509가구(임대 3662가구,분양 2748가구,단독 99가구)가 공급된다.

토지보상과 관련해 철거민과 사업시행자인 SH공사(구 도시개발공사) 간의 소송이 잇따르는 등 마찰을 빚고 있으나,서울시는 계획대로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철거작업이 이뤄지고 있으며,당초 계획보다 1년 정도 늦은 올해 7월쯤 공사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SH공사 관계자는 밝혔다.

착공에서 입주까지는 대략 1년반 정도가 소요돼 2008년 말쯤이면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강일2지구는 2008년 말까지 강동구 상일동,하일동 일원 약 17만8000여평 부지에 총 3975가구(임대 2650가구,분양 1325가구)가 들어선다.

당초 이곳은 서울시와 SH공사에서 아파트와 근린생활시설만 지을 계획이었으나 강동구의 요청에 의해 기존안에서 아파트 1525가구를 줄이는 대신 2만5000여평 규모의 업무단지를 짓는 것으로 변경됐다.

강동구는 이 업무단지에 주성엔지니어링,아이디스,토필드,한국콜마,셀런 등 거래소상장 벤처기업을 비롯한 12개 회사가 입주하기로 했다고 최근 밝혔다.

강동구는 이로 인해 4500여명의 고용과 소비인력이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