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 국내 가계의 술·담배 소비가 17년 만에 가장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은행이 집계한 1∼3월 중 가계의 주류 및 담배 지출액(실질 기준,계절조정)은 1조6646억원으로 전 분기에 비해 4.72%,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5.36 % 감소했다.

이는 분기별 지출액으로는 1989년 3분기(1조 6114억원) 이후 17년여 만에 가장 적은 것이다.

특히 20세 이상 성인 인구가 1989년 2663만7000명에서 올해 3636만8000명으로 1000만명가량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1인당 술·담배 소비가 큰 폭으로 준 것으로 해석된다.

연간 기준으로도 가계의 술·담배 소비 지출액은 외환위기 이전인 1997년 7조53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등락을 거듭해오다 지난해(7조700억원)부터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국민소득에서 주류 및 담배 지출액은 원칙적으로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술·담배는 제외하고 가계에서 직접 구입하는 부분만 해당되기 때문에 실제 소비액과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한주류공업협회와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 들어 4월까지 맥주 출고량은 5574만상자(500㎖ 20병 기준)로 전년 동기보다 7.27%나 줄었으며,국내 성인 남성의 흡연율은 올 3월 기준으로 49.2 %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술 소비 감소는 웰빙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데다 경기 침체,양극화와 주5일 근무제 확대가 겹치면서 술을 덜 먹는 풍조가 생긴 결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