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자동차평가업체인 JD파워사가 작년 11월부터 올 1월까지 출시된 신차(新車)를 대상으로 실시한 초기품질조사(IQS)에서 현대차가 일반 브랜드 자동차 중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은 것은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다.

현대차의 품질이 명실공히 세계정상급 수준에 진입했음을 공식적으로 인정 받은 셈이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자동차를 구입해 100일간 사용한 뒤 100대당 발생한 클레임 건수를 수치화한 IQS 점수에서 현대차는 102점을 기록해 도요타(106점) 혼다(110점) 아우디(130점) 벤츠(139점) 등 세계 유수 브랜드들을 모두 따돌렸다.

뿐만 아니라 고급 브랜드를 포함한 전체 브랜드 평균 IQS 순위에서도 지난해 10위에서 3위로 솟구쳐 올라 위상이 뚜렷이 격상(格上)됐다.

현대차에 대한 평가가 이처럼 높아진 것은 그동안 사력(社力)을 집중해 추진해왔던 품질개선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기 때문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2000년에만 해도 현대차의 IQS가 조사대상 37개 브랜드 중 34위에 불과했던 점을 생각하면 품질개선 활동에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쏟았는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세계적 명차들을 능가하는 품질을 확보함으로써 현대차는 이제 글로벌 톱5라는 목표 달성에 한층 박차를 가할 수 있는 추진동력을 얻게 됐다.

총력체제를 구축해 세계시장 공략에 매진한다면 현대차의 점유율을 더욱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한국 자동차산업 전체를 한단계 레벨업시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안타까운 것은 최고경영진의 부재(不在)로 인해 이 같은 절호의 기회를 살리기는커녕 오히려 엄청난 경영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해외공장 착공식이 잇따라 연기된 것은 물론 국내외 시장에서 판매실적도 눈에 띄게 후퇴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룹 총수 구속 여파로 브랜드 이미지가 급락한 탓에 품질 개선 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현대차가 '품질 1등'의 기세를 살려 세계시장 기반을 보다 확고히 하지 않으면 안될 시점이다.

때문에 경영 공백이 장기화되는 사태는 정말 바람직하지 못하다.

특히 품질경영을 앞장서 이끌어온 것이 바로 정몽구 회장이고 보면 그의 빈 자리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어떻게 하는 것이 현대차와 한국 자동차산업을 함께 살릴 수 있는 길인지 법원은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