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나흘 연속 하락하면서 다우지수가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1만1000선 아래로 밀려났다.

7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71.24P(0.65%) 하락한 1만930.90으로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번주 들어서만 316포인트 이상 떨어졌고 석달여 만에 처음으로 1만1000선이 붕괴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도 2151.80으로 10.99P(0.51%) 내렸고 S&P500 지수는 7.70P(0.61%) 후퇴한 1256.15를 기록했다.

AP통신은 기술적 반등으로 초반 지수가 오름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상승폭이 점차 좁혀졌고 오후 들어서는 내림세로 방향을 틀었다고 전했다.

주요 지표나 기업 뉴스 등 주가 움직임을 되돌려 놓을 만한 요소가 없는데다 경기와 금리정책 등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고 진단.

버냉키에 이어 그린스펀과 연준 관계자들의 발언이 잇따라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현 장세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앨런 그린스펀 前 FRB 의장은 미국이 그 동안 급격한 유가 상승을 수용할 수 있었으나 고유가가 경제 성장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산업계가 지금까지는 생산성 향상에 성공해 에너지 비용을 억제할 수 있었지만 소비자들은 '고유가와 싸우고 있는 중'이라고 언급.

여기에 잭 귄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물가가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의 상단에 있거나 이미 이를 넘어섰을 수 있다"며 인플레 우려감을 한층 더했다.

종목들 중에서는 특히 반도체주들이 두드러진 부진을 나타내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447.55로 전날보다 2.36% 떨어졌다.

인텔이 2% 넘게 밀려났고 AMD와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인피니언 등 주요 반도체 종목들이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채권 시장에서 10년만기 美 국채수익률은 전날 5.01%에서 5.02%로 소폭 상승.

한편 미국의 원유재고가 늘어났다는 소식에 국제유가는 내렸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7월 인도분 가격은 전날보다 1.68달러 낮은 배럴당 70.8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시장 관계자들은 연준의 금리정책에 대한 염려로 지난 한달간 주식시장이 롤로코스터를 타고 있다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될때까지는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슈에펠스 인베스트먼트의 크리스 존슨은 "대량 거래를 동반한 급락은 항복(capitulation)의 신호"라면서 "매도 세력이 아직도 시장을 다 빠져나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날 나스닥 시장의 거래량은 19억8939만주로 평소보다 적었으나 뉴욕증권거래소는 26억4417만주로 크게 늘어났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