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고 축구대표팀 간판 골잡이 에마뉘엘 아데바요르(22.아스날)가 달리 요주의 인물은 아니었다.

아데바요르는 7일 오전(한국시간) 열린 독일 아마추어팀 FC 방겐과 최종 평가전에서 선제 결승골을 터뜨려 4-0 승리를 이끌었다.

독일 월드컵 아프리카 지역예선 12경기(1차 예선 포함)에서 팀이 성공시킨 22골 가운데 절반인 11골을 혼자 넣어 토고를 사상 처음으로 본선에 올려놓았고, 올 초 프랑스 AS 모나코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아스날로 이적한 뒤로도 13경기에서 4골을 넣을 만큼 골결정력이 탁월한 전형적인 골잡이다.

하지만 아데바요르가 더 무서운 건 그의 플레이 스타일이다.

'오지랖이 참 넓다' 싶을 정도로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비며 경기 전체를 조율하는 모습은 그를 더욱 위협적인 존재로 부각시키고 있다.

아데바요르는 이날 투톱으로 풀타임을 뛰었는데 지난 3일 리히텐슈타인전과 마찬가지로 그가 최전방에서 플레이하는 모습은 그리 자주 보이지 않았다.

최후방 포백 라인 근처까지 내려와 볼을 받으며 직접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나갈 정도로 오히려 그의 역할은 미드필더에 가까웠다.

1-0으로 앞선 전반 34분 터진 토마스 도세비의 추가골도 아데바요르가 미드필드에서 연결한 패스에서 비롯됐고, 측면으로 빠져들어 가서 올리는 크로스도 예리했다.

비록 상대가 워낙 약체이고 미드필드에서의 압박도 강하지 않아 아데바요르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지만, 다른 선수들이 아데바요르가 연결한 패스만 제대로 받아먹었어도 점수 차는 더 벌어졌을 것이다.

아데바요르가 미드필드에서 흐느적흐느적 공을 몰다 좌.우 측면으로 빼준 뒤 순간적인 스피드로 중앙으로 뛰어들어가면 바로 크로스를 올려 장신(190㎝)인 그의 머리를 이용하는 것도 토고 공격의 주요 득점 루트다.

아들 차두리와 함께 경기를 직접 지켜본 차범근 수원 삼성 감독(MBC해설위원)은 "소속 팀에서는 전방에서 뛰지만 지난 리히텐슈타인전과 오늘 경기에서는 일정한 자리없이 활동 범위가 넓고 많이 움직였다.

이런 선수는 수비로서는 마크하기가 참 힘들다"고 아데바요르를 경계했다.

차 감독은 "개인 능력도 뛰어나 한국으로서는 전략적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다"며 협력 수비를 강조했다.

차두리 역시 "거만하다 싶을 정도로 언제나 플레이가 여유있고 자신감이 넘친다.

이적 후 아스날에서도 바로 좋은 활약을 했다.

같은 선수로서 봐도 좋은 선수임에 틀림없다"면서 "역시 수비수들 간에 협조를 많이 하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방겐<독일>=연합뉴스)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