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독일월드컵을 향해 훈련 중인 아드보카트호에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29일(한국시간) 김남일이 연습경기를 하다가 오른 발목을 접질려 재활훈련 중이고 이을용 설기현도 각각 왼쪽 허벅지,오른쪽 사타구니에 타박과 근육통으로 한 번씩 훈련에 빠졌다.

지난 31일엔 박지성까지 왼쪽 발목을 접질려 훈련 도중 전열에서 제외됐다.

다행히 박지성은 2일 오전 2시 오슬로에서 열리는 노르웨이와의 평가전에 출전할 가능성도 있을 정도의 경미한 부상이라 아드보카트호 코칭스태프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글래스고 현지에서 한 번이라도 '재활팀'에 속해 본진의 훈련에서 '열외'된 적이 있는 태극전사는 모두 8명이다.

김남일 이을용 설기현 박지성 외에도 백지훈 이호 김영철 송종국이 지난달 28일과 29일 훈련에 한 번씩 빠졌다.

다행히 중앙 수비수 김영철과 오른쪽 윙백 송종국은 28일 하루만 재활한 뒤 정상 컨디션을 찾았고 백지훈도 30일부터 미니게임에 동참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백지훈 이호 송종국은 지난달 23일 세네갈과의 평가전에서 다친 뒤 글래스고에 왔다.

지난달 14일 파주 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소집 훈련을 시작한 전후로 가벼운 부상이 있었던 조재진 정경호 이천수 최진철까지 포함하면 최종 엔트리 23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12명이 한 번씩 의무팀의 진단을 받았다.

물론 축구선수가 실전과 다름없는 미니게임을 소화하다보면 가벼운 타박,염좌 등의 부상은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그러나 글래스고에 입성한 뒤 불과 사흘간 훈련을 소화한 아드보카트호에 벌써 네 명이나 추가 부상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은 월드컵 본선 개막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적잖은 우려를 낳고 있다.

아드보카트호 코칭스태프는 본선 첫 경기가 다가오면서 선수들의 주전 경쟁에 대한 압박이 심해지면서 격한 움직임이 잦아지고 부상의 위험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기다 국내에서 평가전을 치른 직후 16시간이 넘는 장시간 비행으로 피곤한 상태에서 곧바로 훈련에 돌입한 점도 하나의 원인으로 꼽힌다.

낯선 환경과 상대적으로 미끄러운 그라운드 잔디도 부상을 부르는 간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선수들은 "스코틀랜드 잔디가 국내 잔디보다 축구화 스터드에 잘 파이는 경향이 있고 지반에 물기가 많아 미끄럽기 때문에 잘 넘어진다"고 말했다.

김남일과 박지성의 부상도 볼을 다투다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발목이 틀어지는 바람에 다친 것으로 보인다.

코칭스태프는 부상 방지를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어 고민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