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부터 본격 시작되는 5.31 지방선거에서 효과적인 선거운동 전략은 역시 한달도 채 남지 않은 월드컵 본선 개막과 어떤 식으로 연계시키는가에 달려있다는 게 선거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에 따라 각 당은 여야를 불문하고 중앙당 차원에서 응원가를 로고송으로 채택했고, 후보들도 경쟁적으로 차별화된 홍보전략을 마련, '월드컵 표심잡기'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특히 전국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꼭짓점 댄스를 유세에 적극 활용하기 위한 후보와 선거운동원들이 막바지 연습에 비지땀을 흘리는가 하면 아드보카트호의 기본 포메이션인 '4-3-3'을 딴 공약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간판 골잡이론'과 '감독 교체론'이 맞붙는 등 반짝이는 아이디어들이 속출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오 필승 코리아'와 '고 웨스트'를 로고송으로 확정한데 이어 '꼭짓점 댄스 유세단'을 구성했고, 한나라당도 록버전의 '애국가'와 '독립군가'를 로고송으로 활용하는 한편 꼭짓점 댄스를 약간 변형한 'V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우리당 오거돈(吳巨敦) 부산시장 후보는 유세차량의 배경에 '붉은 악마'가 응원하는 모습과 태극기를 그려 넣었고, 선거사무소마다 내걸 플래카드를 '퇴장! 공천장사당'이라는 레드카드와 '경고! 부산행정 독점'이라는 옐로카드로 제작해뒀다.

한나라당 허남식(許南植) 부산시장 후보도 클론의 '월드컵송'을 개사해 로고송으로 쓰는 한편 '아이들이 살기 좋은 도시'의 이미지를 축구와 연관시켜 제작한 영상물을 유세차량을 통해 쉼없이 내보낸다는 계획이다.

민주노동당 김석준(金錫俊) 부산시장 후보는 축구대표팀의 기본 포메인션인 '4-3-3'에 착안해 부산시의 예산구조를 '4(민생예산)-3(인재양성.연구개발)-3(인프라구축)' 시스템으로 개편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현 대전시장인 우리당 염홍철(廉弘喆) 시장후보는 각종 토론회에서 '간판 골잡이론'으로 재선의지를 불태우고 있고, 대전시 정무부시장인 한나라당 박성효(朴城孝) 시장후보는 '감독 교체론'으로 맞서고 있다.

한나라당 김범일(金範鎰) 대구시장 후보는 21일 오후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되는 대구FC의 홈경기 응원전에 뛰어들 생각이고, 무소속인 백승홍(白承弘) 후보는 유세차량과 플래카드는 물론 어깨띠까지 붉은색으로 치장해 '붉은 악마' 이미지를 연출한다는 구상이다.

광주지역 민주당 후보들도 '붉은 악마'를 연상시키기 위해 맞춘 붉은색 점퍼 뒷면에 '오 필승 민주당'이라는 문구를 새겨넣은데 이어 유세때 꼭짓점 댄스팀을 가동키로 했고, 우리당 후보들은 '오 필승 코리아'를 개사한 로고송 연습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 경남지사인 한나라당 김태호(金台鎬) 지사후보는 월드컵 4강신화를 이끈 거스 히딩크 전 축구대표팀 감독과 함께 찍은 사진을 홍보책자에 싣고, 지난해 경남FC 창단때 촬영했던 영상물을 선거전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경기의 우리당 이재명(李在明) 성남시장 후보는 운동원 10여명으로 '꼭짓점 댄스팀'을 구성해 월드컵 평가전이 열리는 오는 23일과 26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꼭짓점 선거운동을 선보일 계획이고, 한나라당 이대엽(李大燁) 성남시장 후보도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거리응원에 나설 예정이다.

한나라당 지범석(池範奭) 구리시장 후보는 유세차량에서 월드컵 전사들의 활약상을 담은 동영상을 쉼없이 상영해 행인들의 발걸음을 잡는다는 복안이고, 우리당 한영식(韓英植) 안성시장 후보는 직접 꼭짓점 댄스를 선보이기로 했다.

제주의 우리당 문경운(文敬云) 도의원 후보는 20대를 겨냥한 슈퍼맨 복장의 명함, 30대 여성층을 겨냥한 정장차림의 명함과 함께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오른손에는 '기호1번'을, 왼손에는 호루라기를 각각 든 '월드컵 명함'을 나눠줘 유권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제주도 교육위원 선거에 나서는 오창수(吳昌洙) 후보는 자신이 축구대표팀의 '맏형'인 최진철 선수를 축구선수의 길로 이끈 스승임을 은근히 내세우며 득표전을 펼치고 있다.

(부산.대전.광주.경기.제주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