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게임에 몰두했던 '게임광'의 돌연사 사례가 종종 발생하는 가운데 제주에서도 지난 10일 30대 게임광이 숨진 채 발견돼 게임 중독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일깨우고 있다.

10일 오후 7시 50분께 숨진 채 발견된 고모(31.서귀포시 서홍동)씨가 인터넷 게임에 몰두하게 된 것은 7년 전 가정불화로 가출하면서부터로 알려졌다.

가출과 동시에 PC방을 전전하다 아예 단칸 셋집을 얻어 PC 2대를 설치, 본격적으로 게임 사이버머니를 모으고 되팔며 생활해온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5일 전부터 고씨가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을 이상히 여긴 게임 친구 오모(31)씨가 고씨를 찾아갔을 때에도 고씨는 켜져 있는 PC 2대를 앞에 놓고 의자에 앉은 채 숨져있었다.

밥 대신 술만 마시며 가족은 물론 외부와의 인간관계도 단절한 채 철야로 인터넷 게임에만 몰두했다는 것이 주변 사람들의 진술이다.

실제로 숨진 고씨의 집 출입문은 안에서 잠겨있었고, 방 안에는 1ℓ들이 소주병 3개 가운데 2개가 비어있을 뿐 다른 음식이 있었던 흔적은 없었다.

의사의 검안 결과 타살 흔적이 전혀 없어 부검도 생략함에 따라 과로에 따른 쇼크사, 돌연사 등으로 추정될 뿐이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홍성도 교수는 "인터넷 게임이 직접적인 사인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운동부족, 영양실조 등에 따른 내과적 건강상 문제로 사망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인터넷 중독이 육체적 건강 뿐 아니라 정신적 면에서도 기능상 큰 지장을 초래하는 만큼 특히 청소년의 경우 가급적 조기 치료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귀포연합뉴스) 홍동수 기자 dsh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