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내 벤처업계에서는 소프트뱅크의 움직임이 단연 최고의 관심사다. 소프트뱅크가 지난달 한류 스타인 배용준씨와 함께 코스닥 상장 기업인 오토윈테크를 인수한 것을 비롯해 인터넷 뉴스업체 오마이뉴스와 디지털 오디오·비디오기기 제조업체 몬도시스템에 각각 107억원과 100억원을 투자하는 등 활발하게 투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벤처 거품의 절정기였던 2000년 국내 닷컴 기업에 집중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본 뒤 한국 내 활동을 자제해온 소프트뱅크가 다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배경을 소프트뱅크의 국내 투자 업무를 관장하고 있는 문규학 소프트뱅크벤처스 대표(42)에게 들어봤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한국 벤처시장에 대해 '기술과 아이디어를 배우는 학교'라고 평가합니다. 중국과 인도에서 사업을 하기 전에 거쳐야 할 안테나 시장이라는 얘기지요." 문 대표는 최근 한국에 대한 소프트뱅크의 공격적 투자 배경에 대해 "2001년까지는 손 회장의 모든 관심이 미국에 쏠려 있었지만 2002년부터는 한국 중국 인도 등 아시아로 완전히 돌아섰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에 대한 투자 비중은 미국 중국에 이어 세 번째이지만 신사업을 시험하는 '안테나 시장'으로서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표는 "손 회장의 이 같은 투자 철학에 입각해 올 상반기 중 400억원 규모의 '레인저(수색대)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라며 "일본 증시 상장까지 염두에 두고 인터넷 서비스,온라인 게임,모바일 통신 분야 기업들에 주로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레인저 펀드를 통해 성장력이 있는 한국의 초기 벤처기업을 발굴한 뒤 검증을 거친 기업에 대해서는 일본 본사가 직접 투자해 증시 상장까지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이를 포함,앞으로 2∼3년간 한국 벤처기업에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문 대표는 "소프트뱅크가 1996년부터 한국을 포함한 해외 800여개 회사에 2조3000억원을 투자했는데 이 중 42개사가 상장했으며 현 시가는 40조원에 달한다"며 "투자를 위한 실탄은 충분히 확보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내 벤처시장이 워낙 작은 만큼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벤처투자 외에 기업 인수·합병(M&A),기업 구조조정(CRC) 등의 비즈니스도 꾸준히 병행해 나갈 것"이라며 "최근 인수한 쌍용제지처럼 현금 창출능력이 뛰어난 기업이 있다면 벤처기업이 아니더라도 언제든지 인수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