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가 세계 최강 미국을 무너뜨리고 한국야구 100년사를 새로 썼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 1조리그 2차전에서 이승엽(요미우리)과 최희섭(LA 다저스)의 홈런포를 앞세워 131년 역사를 자랑하는 야구 종주국 미국을 7-3으로 대파했다.


이로써 한국은 1905년 미국인 선교사 필립 질레트가 야구를 소개한지 101년 만에,프로야구 출범 24년 만에 최강 미국 올스타팀을 물리치는 쾌거를 이룩했다.


2승을 기록한 한국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 16개국 중 유일하게 '무패' 행진을 벌이며 대망의 4강 진출도 예약했다.


이날 미국이 선발투수로 지난해 메이저리그 최다승(22승10패) 투수인 돈트렐 윌리스(플로리다)를 투입해 초반 잔뜩 긴장했던 한국대표팀에 활기를 불어넣은 선수는 이승엽이었다.


1회 말 2사 뒤 타석에 나선 이승엽은 윌리스의 초구를 통타,우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선제 솔로홈런으로 장식했다.


한국은 이승엽에 이어 김태균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송지만과 이범호의 연속 안타가 이어져 2-0으로 앞섰다.


미국은 3회 초 켄 그리피 주니어가 우월 솔로아치를 그려 1점을 따라붙었으나 한국은 공수 교대 뒤 1점을 추가,3-1로 달아났다.


한국 방망이는 4회 말 다시 폭발했다.


김민재가 좌중간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이승엽이 타석에 들어서자 벅 마르티네스 미국 감독은 고의사구를 지시했다.


2사 1,2루에서 대타로 등장한 최희섭은 미국의 두 번째 투수 댄 휠러를 상대로 우측 스탠드에 꽂히는 통렬한 3점홈런을 쏘아올렸다.


한국은 6회에도 김민재가 중전안타로 1점을 보태 쐐기를 박았고 미국은 9회 마지막 공격에서 2점을 만회했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한국 마운드는 선발 손민한에 이어 전병두-김병현-구대성-정대현-오승환이 줄줄이 올라 벌떼 작전을 펼치며 미국의 강타선을 산발 9안타 3실점으로 막았다.


한국대표팀은 16일 낮 12시 일본과 2차라운드 최종전을 벌인다.


김인식 한국 감독은 "메이저리그에서도 가장 우수한 선수들이 모였다는 미국팀을 이겼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이번 승리로 한국야구가 자신감을 갖게 된 점이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