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가 5번타자면 이승엽은 몇 번?'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하라 다쓰노리 감독이 12일 밤 TV에 출연, 주전 포수인 아베 신노스케를 올 시즌 5번 타자로 기용하겠다고 말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아직 청백전을 치르지도 않은 상황에서 아베의 타순이 미리 확정되면서 과연 이승엽(30)은 과연 어느 자리에 배치될 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투좌타로 2003년부터 3년 연속 3할 타율을 올린 아베는 정교함과 함께 장타력도 겸비한 공격형 포수다. 2003년에는 15홈런에 불과했으나 2004년 33개, 지난해에는 26개를 쏘아올렸다. 특히 미야자키 선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스프링캠프에서는 팀 최다 기록인 40개의 아치를 그린 적도 있다. 지난해 오른 어깨를 다친 아베는 12일 특타에서 오랜만에 풀스윙을 해 22개의 대포를 우측 스탠드에 꽂아 넣었다. 이날까지 최고인 이승엽의 29방에 버금가는 파워를 보여준 셈이다. 하라 감독이 아베를 중심타선의 끝자리에 포진시킨 것을 볼 때 그에게 거는 기대가 상당한 수준임을 엿볼 수 있다. '고질라' 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와 맞먹는 파워와 날카로운 스윙으로 격찬을 듣고 있는 이승엽이 3번타자를 맡고 지난해 팀내 최다인 34개의 홈런을 때리고 87타점을 올린 우타자 고쿠보 히로키가 4번, 아베가 5번 등으로 짜여진다면 요미우리는 좌-우-좌로 이어지는 지그재그 타선을 구축하게 된다. 외형상 균형이 잡혔을 뿐만 아니라 상대 마운드를 공략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고쿠보-이승엽-아베로 이어지는 우-좌-좌 클린업트리오도 생각해 볼 수는 있다. 그러나 큰 것 한 방보다 찬스에서 득점 능력이 '해결사' 능력이 더 필요한 4번은 이승엽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3번 입성이 쉬운 것만은 아니다. 지난해 타율 0.301에 16홈런을 때린 니오카 도모히로도 3번 교타자로 손색이 없고 간판스타인 다카하시 요시노부가 제 컨디션을 회복한다면 중심타선은 요동을 치고 이승엽은 6번 타순으로도 밀릴 수 있다. 아베가 5번으로 고정되면서 이승엽의 목표는 더욱 확고해졌다. 밀어치기를 통해 부챗살 타법을 완전히 체득, 요미우리의 중심타선에 진입하는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