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광고 한계...영화마케팅 '급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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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KT 등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속속 영화 제작 등 문화마케팅을 주도하고 있어 화제다.
IT업체들이 영화 제작에 속속 관여하는 것은 방송에서 짧은 시간 동안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광고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젊은층의 관심이 높을 뿐 아니라 자발적으로 시청하는 영화를 통해 제품이나 기업을 자연스레 홍보할 수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한 것.특히 온라인을 매개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방법으로 영화를 제작,배포할 수 있는 점도 이런 경향을 부채질하고 있다.
KT는 밸런타인데이를 맞이해 자체 제작한 단편영화 3편을 인터넷에서 개봉하는 이색 영화 마케팅을 선보였다.
지난 14일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전화에 얽힌 세 가지 사랑 이야기를 담은 단편영화 '3人3色 러브스토리:사랑즐감'을 인터넷(www.ktfilms.com)과 코엑스에서 공개했다.
이 영화는 주제만 전화에 얽힌 내용일 뿐 KT가 노골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완성도나 작품성에서 여느 영화 못지않게 제작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KT는 특히 광고 분위기를 없애기 위해 시나리오 배우 연출 등을 감독에게 일임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3편을 '엽기적인 그녀'의 곽재용 감독,'말아톤'의 정윤철 감독,'늑대의 유혹'의 김태균 감독 등 각기 다른 3명의 유명 감독에게 맡긴 것이다.
구체적으로 곽 감독의 '기억이 들린다'는 기억을 저장하는 기억은행이 존재하는 가까운 미래를 그린 판타지 영화로 손태영과 이천희가 주연을 맡았다.
김 감독의 'I'm O.K'는 엄마를 찾아 한국에 온 이종격투기 선수와 한 여자의 우연한 동거를 그렸다.
정 감독의 '폭풍의 언덕'은 꿈에서 얻은 하나의 전화번호 때문에 생긴 이상한 삼각관계를 그린 영화다.
하나같이 노골적인 광고가 아니라 영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KT 서비스를 접하도록 했다.
KT의 자회사인 KTH는 영화채널 사업자인 OCN,영상ㆍDVD 전문업체 KD미디어와 손잡고 인터넷을 겨냥한 35mm 극장용 장편영화 '내 여자의 남자친구'를 제작한다.
극장 상영을 시도한 후 DMB,와이브로 등을 통해서도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자체 제작한 온라인 영화를 글로벌 마케팅의 유용한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자사 휴대폰을 핵심 소재로 한 PR영화 '애니필름'을 온라인 전용(www.anyfilms.net)으로 선보였다.
삼성전자 역시 광고용 영화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해 할리우드 대작 '알렉산더' 등을 제작한 존 킬릭에게 제작을 맡겼고 미국에서 촉망받는 신예감독들이 감독을 맡았다.
특히 글로벌 시장을 겨냥,영화의 대사를 영어로 제작했으며 온라인을 통해서만 유포되도록 인터넷 전용으로 만들었다.
애니필름은 8분 길이의 단편영화 3편과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내용이 달라지는 '인터렉티브 필름' 등 모두 4개 작품으로 구성됐다.
영화에는 블루블랙Ⅱ(D600),3기가 슈퍼뮤직폰(i300) 등 삼성전자의 최신 휴대폰이 핵심 소재와 테마로 등장해 소비자들의 시선을 잡는 역할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한 광고보다 영화가 소비자에게 더 큰 감동을 주는 시대"라며 "영화를 통해 주요 IT기업들의 서비스와 제품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