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터넷업체들이 잇따른 '해외쇼크'로 휘청거리고 있다.


최근 4분기 실적 호전 기대를 바탕으로 한동안 급반등하던 인터넷주의 주가가 세계 최대 검색엔진업체인 미국 구글이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내놓자 다시 폭락했다.


시가총액 비중이 큰 인터넷업체 주가가 급등락하자 코스닥시장이 최근 하루새 3% 넘게 급등락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구글 쇼크로 인터넷주 급락


1일 코스닥 인터넷업종지수는 5.20% 급락한 9163.42에 마감됐다.


업종대표주인 NHN은 4.80% 떨어졌고,다음 엠파스 인터파크 등의 낙폭도 컸다.


특히 이날 작년 4분기 실적 발표에 나선 CJ인터넷의 경우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하는 231억원의 매출과 7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9.92%나 급락했다.


이른바 '구글 쇼크'가 직격탄을 날렸기 때문이다.


전날 구글의 순이익이 주당 1.22달러로 월가의 예상치(1.76달러)를 하회,시간외시장에서 폭락한 점이 투자심리를 급랭시켰다.


송선재 CJ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부터 촉발된 국내 인터넷주의 급등은 4분기 실적 호전 기대와 구글 주가 상승에 힘입은 것"이라며 "하지만 구글이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내놓자 국내 인터넷주도 그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재석 삼성증권 인터넷팀장은 "구글 쇼크는 미국과 한국 증시에서 모두 인터넷주식의 높은 밸류에이션(주가 수준)에 대한 부담감을 재차 부각시킨 계기가 됐다"고 진단했다.


◆인터넷주 옥석가리기 예상


전문가들은 인터넷업체는 향후 기간 및 가격 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업체별로 주가가 차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4분기 실적 발표 과정을 거치면서 밸류에이션에 걸맞은 양호한 실적과 수익성을 보이는 업체는 반등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업체는 추가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이다.


송선재 연구원은 "NHN이나 엔씨소프트 등 일부 업체만 반등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고,박재석 팀장도 "안정적 사업모델과 높은 수익성 및 현금창출력이 있는 NHN이 유망하다"고 밝혔다.


◆확대되는 코스닥시장 변동성


최근 인터넷업체의 주가 급등락은 코스닥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키고 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코스닥시장은 중소형주 비중이 70%에 달하고 테마주가 많아 가뜩이나 변동성이 큰 시장인데 그나마 무게중심을 잡아주던 시가총액 상위 인터넷기업들이 급등락해 시장 전체의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급측면에서는 기관의 매도세가 멈추지 않고 있어 하락장에서의 낙폭을 확대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관은 코스닥시장에서 이날까지 11일 연속 순매도하며 3600억원 넘게 주식을 팔았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