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950원까지 내려가면 아예 생산을 멈추는 것이 낫다" 기업은행이 9일 주최한 '중소기업 지원설명회'에 참석한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최근 원.달러 환율 급락과 관련해 상당한 우려를 표명했다. CEO들은 올해 대다수 중소기업들이 원.달러 환율을 1천~1천20원 가량으로 전망하고 경영계획을 세웠으며 현재 원.달러 환율 수준은 이미 손익분기점을 하회하는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성주음향 최윤길 대표는 "올해 경영계획에서 연평균 환율을 1천20원 정도로 잡았다"며 "원.달러 환율이 980원선까지 내려오면 일부 상품은 손해를 보고 팔게 된다 "고 말했다. 최 대표는 "약간 손해를 보더라도 지속적인 관계 구축을 위해 상품을 계속 생산하는 것이 업체들의 관행이지만 원.달러 환율이 950원선까지 내려가면 생산을 아예 중단하는 것이 낫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 및 금융기관들은 중소기업이 환위험 관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컨설팅을 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성주음향은 미국.러시아 등 23개국에 스피커를 수출하는 업체로 지난해 1천만달러 수출탑을 받기도 했다. 조은식품공업 신현무 대표는 "올해 환율을 1천50원으로 잡고 경영계획을 세웠다"며 "1천원선 정도는 견딜만 하지만 그 이하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중장기적으로 원료가 생산되는 국가에서 바로 생산하고 수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설명했다. 조은식품공업은 러시아 등 국가에 유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 정승환 회장은 "현재 주요 의약품 수출기업의 손익분기점이 1천원선 가량"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환율에 대한 경쟁력이 많이 좋아졌다"며 "하지만 원.달러 환율 하락을 가격 인상으로 대응할 수 있을 만큼 경쟁력 있는 회사는 그리 많지 않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반면 원재료를 수입해 판매하는 업체는 상황이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일유리 김석문 대표는 "원재료 값이 제품 단가의 40% 이상을 차지한다"며 "올해 환율을 1천원 가량으로 예상했는데 연초부터 환율이 급락해 이익률이 상당히 좋아졌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spee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