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피츠버그대 의대 제럴드 섀튼 교수 연구실에 파견된 김선종 연구원은 16일 논란에 휩싸인 서울대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논문의 진위 여부와 관련, "서울대 연구실에서 8개의 줄기세포가 확립되고 배양되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면서 "줄기세포의 존재에 대해서는 100% 확신해왔다"고 밝혔다.


그동안 취재진들과의 공개접촉을 피해왔던 김 연구원은 이날 피츠버그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고, 최근 불거진 줄기세포 바꿔치기 논란의 진상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며 자신은 바꿔치기를 할 수도, 할 이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그러나 자신이 황교수의 요청으로 줄기세포 사진 2장을 11장으로 늘린건 사실이며,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시인했다.


◇ 줄기세포 존재 100% 확신 = 김 연구원은 지난해 10-12월에 2개의 줄기세포를 시작으로 6개의 줄기세포를 만들었으나 1월 중순 이중 4개가 오염으로 폐기되고 이후 4월께까지 6개가 다시 만들어져 모두 8개의 줄기세포는 자신이 "확립ㆍ배양 과정을 목격하고 관리했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자신이 직접 핵치환작업을 한 것은 아니지만 난자 작업이나 핵이식하는걸 본 적도 있으며, 체세포 이식 줄기세포는 모양새가 다르기 때문에 줄기세포가 있었다고 지금도 100% 확신하고, 착오일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그러나 나중에 만들었다는 3개의 셀라인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 줄기세포 바꿔치기 않했다 = 김 연구원은 서울대의 줄기세포가 미즈메디병원의 것으로 바뀌었다는건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었다며, 자신은 그같은 경위에 대해 전혀 모르며 이와 관련해 자신이 의심을 받는게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원은 스트레스로 쓰러져 병원에 10여일간 입원해 있다 퇴원한 며칠뒤인 11월 말께 부인과 박종혁 박사로부터 줄기세포가 바뀌었다는 얘기를 처음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서울대와 미즈메디 병원을 오간 자신이 바꿔치기를 했을 것이란 의심을 받고 있는데 대해 자신은 서울대 ID카드가 없어 혼자 연구실을 드나들 수 없었고 작업할 때도 서울대 사람들이 항상 옆에 있었다며 그럴 수도, 이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황교수와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의 공방에 대해 "노이사장은 현재로서는 줄기세포가 없다는 말을 듣고 그렇게 말을 하는 것 같고, 황교수는 줄기세포를 직접 만들고, 자료가 있기 때문에 있다고 하시는 것 같다"며 10여일 뒤의 검증결과를 지켜봐야 진위가 드러날 것으로 예상했다.


◇ 사진 2장 11장으로 늘렸다 = 김 연구원은 "황교수의 지시에 의해 2,3번 줄기세포로 11개의 줄기세포의 사진을 만든 것은 사실"이라며 "이는 내가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했기 때문에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논문 준비를 하던 2월 중순에는 줄기세포가 2개 밖에 없었으며, 처음에 2개의 사진을 찍었으나 황교수가 이를 11개로 늘려줄 것을 요청해 사진을 늘리게 됐으며 이는 "단순한 실수가 아닌 조작"이라고 시인했다.


◇ 황교수 수차례 귀국 요청 = 김연구원은 자신이 병원에 입원해 있던 11월말께 황교수가 줄기세포 바꿔치기 의혹에 대한 진술서를 요구하는가 하면 수차례 귀국해줄 것을 요청했고, 그 과정에서 모종의 자리 등을 제안받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황교수가 줄기세포 바꿔치기 의혹에 대해 수사를 요청하는게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물어와 "수사를 맡기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며 수사가 실시되면 착실히 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연구원은 끝으로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조사에 응해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조사에 응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황우석 논문 진위파동의 중심에 서면서 갖가지 억측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다는 김연구원은 이날 시종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그동안의 정황을 설명했으며 회견에는 부친과 부인이 동석했다.


(피츠버그=연합뉴스) 이기창 특파원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