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세계경제 여건이 비교적 안정된 가운데 국내 설비투자와 수출 증가세에 힘입어 한국 경제가 5%대의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24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2006년 경제전망' 세미나에서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금융연구부장은 "내년에는 수출증가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내수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면서 5%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해 올해 추정치인 3% 후반보다 상당히 높아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 부장은 "민간소비는 회복세를 지속해 내년에 4%대 중반으로 증가율이 높아질 전망이며 설비투자도 민간소비와 관련이 높은 운수장비 투자가 개선되면서 8% 중반을 기록하겠지만 건설투자는 1% 중반의 낮은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김재천 한국은행 조사국장도 "우리 경제는 내년에 '수출의 견조한 증가-소비회복'의 패턴이 유지되는 가운데 설비투자가 점차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경기 상승국면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 국장은 "우리 경제는 돌발변수가 없는 한 수출과 내수가 경제성장을 고르게 견인하는 가운데 완만한 'U자' 형의 회복세를 보이면서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률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물가는 고유가 지속 및 내수 회복에 따른 수요압력 증대로 오름세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내년 금리에 대해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완만한 내수 회복과 물가안정세 지속, 금리인상 부작용 우려 등 요인들이 반영돼 시장금리는 올해보다 연평균 1% 포인트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 연구위원은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추세가 내년 상반기중 마무리되면서 한미간 시장금리 역전 가능성은 다소 낮을 것이며 한미간 금리차로 인한 대규모 자본 유출 가능성은 적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기는 다소 회복되지만 기업 수익성 개선은 소폭에 그칠 것이므로 각 기업들은 금리상승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로 인해 자금조달 여건이나 재무건전성 및 기업이윤 등이 악화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준우 KOTRA 정보조사본부장은 "세계경제 안정적 성장과 브라질, 러시아, 인도,중국 등 이른바 '브릭스(BRICs)'를 비롯한 신규 시장수요 확대에 힘입어 내년도 수출은 올해보다 12% 증가한 3천18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세계경제 전망에 관해 진병화 국제금융센터 소장은 "글로벌 불균형 누적에 따른 환율충격, 고유가 등으로 인한 인플레 우려와 이에 따른 금리인상시의 악영향 등으로 세계경제가 조정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견실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진 소장은 내년 주요국의 성장률은 미국이 3.4%, 중국이 8% 후반, 일본이 2.5%, 유로권이 1.8%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환율에 관해서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지속적 금리인상으로 올해들어 강세 전환된 미국 달러화가 내년 상반기 이후 다시 약세로 반전하고 중국 위안화는 당국에 의한 일시적 평가절상보다는 시장에서의 점진적 절상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 소장은 예상했다. 최성희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세계경제 성장률과 이에 따른 석유수요 증감, 공급차질 여부 등에 따라 3가지 시나오리오를 상정해 봤으며 각 시나리오에 따른 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연평균 60달러와 53달러, 45달러로 각각 전망된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추왕훈 기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