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신기술을 상업화하는 놀라운 능력을 유감 없이 보여줬다." 영국 경제신문인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부대행사로 열린 정보기술(IT) 관련 전시회를 총평하며 이 같은 제목의 기사를 실어 눈길을 끌었다. 이 신문은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의 발언을 인용,"일본은 원천 기술을 많이 갖고 있고,중국은 제품을 생산해내고 있으며,한국은 기술을 상업화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FT는 무선주파수인식(RFID)과 같은 상당수 기술은 외국에서 먼저 개발됐거나 더 발전해 있지만 한국은 이런 기술의 상용화와 범용적 활용에 집중,차별화한 경쟁력을 쌓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정부는 'IT839 전략'으로 이름 붙여진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2010년까지 총 700억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진 장관은 FT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기업이 장악하고 있던 여러 제조업 분야에서 중국이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지만 한국은 기술 상용화를 통해 중국과의 경쟁은 물론 협력도 가능한 수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한국을 따라잡으면서 한국은 고부가가치 쪽으로 옮겨 가야 한다. 앞으로 1000달러 이상짜리 TV는 한국에서,그 이하는 중국과 인도에서 생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FT는 또 부산 벡스코에서 한국의 최신 기술이 집약된 제품들을 보고 APEC의 각국 대표들이 탄성을 질렀다고 보도했다. 한국의 휴대인터넷 와이브로를 통해 APEC 관련 뉴스를 이동 중에도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 오스트리아산 와인 병에 붙은 스티커를 휴대폰으로 스캐닝하니까 원산지와 생산일자 등이 스크린에 뜨는 등 RFID 기술도 이목을 끌었다고 설명했다. 진 장관은 인터뷰에서 "TV를 볼 수 있는 휴대폰으로 농구 경기장에서 야구 경기를 관람한다"고 말했다. 또 "홈네트워크가 가동되는 집에선 차 안에서 엘리베이터를 호출하고 피트니스센터에서 누가 뛰고 있는지 확인할 수도 있다"며 IT 강국 한국을 홍보했다고 전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