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보다 실력으로 보여주겠다"(이을용) "팀이 원하면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겠다"(이영표) "새 감독의 스타일에 빨리 적응하겠다"(설기현) "골보다 좋은 신고식은 없다"(차두리) 12일 스웨덴과의 평가전에서 처음 아드보카트호에 승선하는 유럽파 4인방의 결의가 뜨겁다. 유럽파 4인방은 부상과 개인 사정 등으로 아드보카트호 데뷔 무대인 이란전(10월12일)에 합류하지 못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도 이들을 실전 그라운드에서 한번도 테스트해보지 못한 만큼 12일 스웨덴전에 전원 선발 출전시킨다는 복안이다. 특히 1년여 만에 축구대표팀에 소집된 '투르크 전사' 이을용(30.트라브존스포르)의 각오는 남다르다. 그는 귀국 인터뷰에서 "이제 말이 필요없다. 그라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만 꾸준히 대표팀에 남아있을 수 있다"며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전임 본프레레 감독과 맺었던 좋지 못한 인연을 훌훌 털어내고 아드보카트호 중원의 맏형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이을용은 4-3-3 포메이션에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함께 중앙 미드필더를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2002한일월드컵 폴란드전에서 황선홍의 첫 골을 이끌어낸 '킬 패스'를 다시 한번 보여줘야 할 때다. '초롱이' 이영표(28.토튼햄 핫스퍼)는 소속 팀에서와 같은 왼쪽 윙백으로 과감한 오버래핑을 보여줄 태세다. 그는 "우리 팀은 중요한 순간에 있다. 새 감독을 모시고 팀을 다시 만들고 있는 만큼 이번 평가전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스나이퍼' 설기현(26.울버햄프턴)은 기회가 단 한번 뿐이다. 설기현은 소속 팀의 요청으로 스웨덴전을 마친 뒤 13일 곧바로 출국하기 때문에 한 경기에 자신의 모든 걸 보여줘야 한다. 설기현은 "오랜만에 나서는 A매치 출전이다. 감독님이 화도 잘 내고 많이 뛰기를 요구한다던데..."라며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표출했다. 스리톱 왼쪽 윙포워드로 출전할 설기현은 후배 박주영(FC서울)과의 포지션 경쟁이 이제 막 시작됐음을 각인하고 있다. '아우토반' 차두리(25.프랑크푸르트)는 골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골을 넣어 팀을 이기게 하는 것 만큼 좋은 일은 없다"는 차두리는 오른쪽 윙포워드로 나설 전망인데 유난히 선수층이 두터운 국내파와 J리거 윙 플레이어들과 치열한 주전 경쟁을 벌여야 한다. 스웨덴전은 어느덧 대표팀의 중진으로 커버린 차두리에게 첫 단추를 꿰는 시험대다. (서울=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