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는 소용이 없다.그라운드에서 실력으로 보여주겠다."


1년여만에 한국 축구대표팀에 소집된 '트루크 전사' 이을용(30.트라브존스포르)은 7일 2006독일월드컵까지 '아드보카트호'에서 살아남기 위한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이을용은 이날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가진 인터뷰에서 "1년 넘게 대표팀을 떠나 있으면서 스스로 돌아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며 "이제 말이 필요없다.


그라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만 꾸준히 대표팀에 남아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을용은 특히 "그라운드에서 100% 이상을 발휘해야만 진정한 프로선수"라며 "인터뷰에서 말로 하는 것은 소용이 없다.


오랜만에 대표팀에 복귀하면서 아무 각오도 안한다는 것은 선수자격도 없다"고 대표팀 복귀에 대한 남다른 각오를 드러냈다.


본프레레호에서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던 것에 대해 이을용은 "감독의 스타일에 맞지 않으면 어쩔 수 없지만 대표팀에 다시 못뽑힌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층 성숙된 모습을 보였다.


이을용은 또 후배들과 벌여야 하는 생존경쟁의 각오도 숨기지 않았다.


이을용은 "후배들이 치고 올라오는 것은 한국 축구가 발전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벌써 고참이라는 소리를 듣는 게 희한하지만 후배들을 잘 다독여 독일에서 국민들이 원하는 성적을 올리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포지션 경쟁에 대해 "측면은 물론 중앙 미드필더로 뛸 수 있다.


포지션은 감독이 결정하는 것인 만큼 자리에 상관없이 실력을 발휘하겠다"고 덧붙였다.


본프레레호에서 보여준 대표팀의 부진에 대해선 "월드컵 이후 선수들이 안일한 생각을 했던 것 같고 나 자신도 그렇다"며 "선수들 역시 그라운드에 나서면 100% 실력을 발휘하려고 하지만 결과는 다르게 나올 수 있다"고 축구팬들의 이해를 구했다.


이을용은 이어 "대표팀 경기를 보면서 세밀함이 많이 떨어졌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해외파 선수들이 많이 보강되면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을용은 "소속팀 선수들이 30살이 넘었는 데 대표팀에 왜 가냐며 농담을 했다"며 "대표팀에 다시 가게 돼 축하한다는 격려를 해줬다"고 말했다.


(영종도=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