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총리 회담에서 어떤 이슈들이 논의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서구 진영은 이번 회담이 SCO 회원국 및 옵서버 국가들간 군사안보동맹을 강화하는 자리가 되지 않을까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8월 러시아-중국간 최초 연합군사훈련을 비롯해 러시아-인도, 러시아-우즈베키스탄간 군사훈련이 계속돼왔으며 SCO는 올들어 중앙아시아 주둔 미군 병력 철수를 강력히 요구하는 등 미국에 대항하는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이날 미국의 '크리스천사이언스 모니터(CMS)'는 SCO가 올해 인도, 파키스탄, 이란을 옵서버로 받아들이면서 지역안보블럭으로 급속히 변모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중국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대항한 유라시아 군사연합체 결성을 촉진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CMS는 워싱턴 헤리티지재단의 아리엘 코헨 수석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4년전 SCO가 만들어졌을 때만 해도 미국 관료들은 우려할 것이 없다고 무시했지만 이제는 잘못된 판단이었음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하지만 러시아 언론들은 SCO 총리 회담 내용을 아예 다루지 않거나 안보동맹 문제는 언급하지 않은채 SCO 국가간 경제협력 논의가 초점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타르타스 통신은 SCO 회원국간 투자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비정부 인사들이 참석하는 실무위원회가 구성될 것이며 은행간 협력협정 체결, 에너지, 농업 분야 교류사업 등이 논의될 것이라고 전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도 우주과학기술, 관세, 교통로 개설 등이 현안이며 특히 최근 파키스탄 대지진 등 비상사태 발생에 대비한 체계적인 지원시스템 구축 방안도 검토될 것이라고 전했다. 경제 문제 외에는 국제테러와 극단주의 세력에 대처하기 위한 SCO 차원의 추가 대응조치들이 논의될 것으로 평가했다. 이날 회담에는 SCO 6개국 총리 외에 이란 부통령, 파키스탄 총리, 몽골 총리, 인도 외무장관이 옵서버 자격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회담이 끝난뒤 이들을 전원 크렘린에 초청해 만찬을 베풀며 특히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는 별도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지역 평화와 안보를 목적으로 2001년 6월 설립된 SCO에는 러시아와 중국을 비롯해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등 6개국이 회원국으로 가입돼있으며 최근 SCO 차원의 연합군사훈련이 추진중에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김병호 특파원 jerom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