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베트남에 대한 한국상품의 수출환경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회원국이 아닌 한국과 아세안 회원국에 대해 베트남 정부가 적용하는 수입관세 차별이 더욱 확대되기 때문이다. KOTRA 하노이무역관(관장 김영웅)은 최근 베트남에 수출되는 한국의 94개 주요 품목을 대상으로 내년부터 적용되는 수입관세를 분석한 결과 이 가운데 18개 품목이 아세안 회원국에 비해 30% 이상의 차별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수입관세차별률이 30% 이상인 품목은 면직물, 합섬섬유 직물, 섬유부자재, 냉장고, 세탁기, 재봉기, 10인승 이상 자동차, 화물자동차, 오토바이 등으로 조사됐다. 이는 올해말까지 12개 품목인 점을 비교할 때 크게 늘어난 셈이다. 또 10∼30% 관세차별률 품목은 종이제품, 필라멘트, 재봉실, 로프, 정수기, 세탁용기계, 전기모터 및 발전기, 전선, TV, 특장차량, 단추, 신발부품, 펌프, 접착제, 밸브, 튜브 등 29개 품목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10% 미만 품목은 의약품, 색소, 폴리에틸렌 등 석유화학제품, 합성고무, 레진, 면, 합성 필라멘트사, 가죽가공기계, 철강판, 동선, 컴퓨터 등 47개 품목이었다. 김 관장은 "한국상품에 대한 관세차별이 확대된 것은 베트남 정부의 AFTA(아세안자유무역협정) 이행 속도와 관련성이 크다"면서 "현재 베트남의 AFTA 이행률은 96.15%로 아세안 후발가입국으로서는 가장 높은 이행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베트남은 아세안회원국에 대한 평균수입관세를 올해말 기준 4.7%에서 내년에는 2.17%로 인하한다는 계획 아래 관세 인하를 추진 중"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한국기업들은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가 완전타결될 때까지 가격경쟁력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공격적인 감성마케팅 전개와 현지조립 확대 등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관장은 또 "특히 인건비 비중이 높은 품목의 경우 현지투자 진출 확대, 아세안 전체를 내수시장으로 하는 새로운 개념의 마케팅전략 수립과 추진, 아세안 회원국으로부터의 부품조달 확대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노이=연합뉴스) 김선한 특파원 s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