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사업 대형 `호재'가 MP3 사업 `악재'?' 애플이 최근 출시한 플래시 메모리형 MP3 플레이어 `아이팟 나노'가 히트 예감을 보이면서 낸드 플래시를 공급하는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도 덩달아 대박을 터뜨리게 됐지만 동시에 MP3 부문으로부터 때아닌 `눈총'을 받게 됐다. MP3의 `절대 강자' 애플이 초강력 신제품을 무기로 플래시형 시장에 본격 진출함에 따라 MP3 사업을 관장하는 DM(디지털 미디어) 총괄은 잔뜩 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팟 나노'의 초저가 출시에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저렴한 가격에 낸드를 공급한 것도 어느정도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 MP3로서는 애플의 `저가 공세'를 뚫고 경쟁을 벌여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애플 `아이팟 나노' 대박 기대에 삼성 반도체도 `신바람' = 11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7일(현지시간) 간판 MP3 플레이어인 `아이팟 미니'의 대를 이을 신제품 야심작 `아이팟 나노'를 출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아이팟나노'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저장장치로 활용한 '아이팟미니'와 달리 플래시 메모리를 탑재했으며, 4GB, 2GB 등 2개 모델로 4GB는 플래시형으로는 세계 최대 용량이다. 4GB급은 1천곡을, 2GB급은 500곡을 저장할 수 있다. 플래시 메모리 채택으로 무게는 42g에 불과하고 크기도 명함 정도로 줄었다. 제품이 출시되자 마자 안팎에서는 호평과 함께 대박 기대감이 고조, 애플에 낸드 플래시를 공급하는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로서는 최대의 호재를 만나게 됐다. `아이팟 나노' 판매량이 본궤도에 오르는 올해 4분기 기준으로 `아이팟 미니' 단일 제품에 들어가는 삼성전자의 낸드 플래시만 해도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전체 낸드 물량의 4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제품 인기가 높아질 수록 삼성의 낸드 공급량도 더욱 확대,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고속 성장이 예고되는 낸드 플래시 메모리 시장에서 2002년부터 부동의 1위를 유지, 지난해 55.7%의 높은 시장지배력을 과시했으며 올해 상반기 D램 가격 폭락에도 불구, `차세대 캐시카우' 낸드 플래시가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전체 반도체 부문에서 1분기 31%, 2분기 27%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미 올해 낸드 플래시 물량 계약이 일찌감치 다 끝난 상태다. ◇애플 공격 행보에 삼성 MP3 `울상'..반도체 원망(?) = 반면 MP3, 홈시어터 등을 맡고 있는 DM 총괄 산하 디지털 오디오 사업팀으로서는 이번 신제품 출시로 적지 않은 위협을 느낄 수 밖에 없어 비상이 걸렸다. 삼성전자는 올들어 `2007년 MP3 플레이어 세계 1위 도약'을 선언했으며 자회사 블루텍의 연구.개발(R&D)과 마케팅 인력을 흡수, 본사 조직으로 통합하는 등 MP3를 핵심 주력 사업으로 집중 육성해 왔다. 특히 애플이 올 초 저가형 플래시형 제품인 `아이팟 셔플'에 이어 이번 고용량, 고급형 플래시형 제품으로 하드 타입에 이어 플래시 타입에 대한 본격적인 장악 수순을 밟는 것은 플래시형 비중이 높은 삼성에게는 도전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애플이 `아이팟 나노' 가격을 4GB급은 249달러, 2GB급은 199달러 등 매우 파격적으로 내놓으면서 가격 경쟁력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이팟 나노' 4GB급은 삼성 플래시형 2GB급(30만원대 후반)보다도 훨씬 싸다. 삼성전자는 계약 비밀상 구체적 내용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삼성 전자가 파격적 가격으로 애플에 낸드를 공급, 결과적으로 같은 회사내 MP3 사업의 발목을 잡게 된 상황이 빚어지게 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이 애플의 플래시형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최고 50%의 할인율을 감수, 파격적 조건에 공급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측은 "워낙 대량 물량이어서 어느 정도의 가격조정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해외 및 국내 물량 공급가에 큰 차이를 둘 수 없는 만큼 시중에 알려진 것은 왜곡됐다"며 "MLC(셀하나에 데이터가 두개 이상 저장되는 것) 및 70nm 공정을 통한 원가절감으로 높은 이익률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삼성전자측은 이어 "이번 낸드 공급으로 플래시형 MP3 플레이어 시장 전체 파이를 키워나갈 수 있는 긍정적 측면이 적지 않다"며 "MP3 사업 부문은 MP3 사업 부문대로 차별화된 제품의 지속적 출시로 역량을 계속 키워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