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40인치대 LCD TV 가격을 100만원 가량 대폭 인하, 400만원대로 떨어뜨리면서 대형 LCD TV 부문의 가격 경쟁이 불붙었다. LCD TV의 최대 단점이던 가격 장벽이 허물어지면서 40인치대가 LCD TV의 주력으로 급부상할 전망이며 같은 크기의 PDP TV와의 가격 차가 크게 좁혀져 40인치대 시장을 둘러싼 LCD와 PDP간 경쟁도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1일자로 40인치와 46인치 LCD TV 모델 가격을 각각 90만원, 119만원씩 인하했다. 이에 따라 40인치의 경우 6월말 출시한 최신제품은 580만원에서 490만원으로, 2월 나온 모델은 550만원에서 460만원으로 각각 인하됐다. 46인치 가격은 799만원에서 680만원으로 119만원 인하, 600만원대로 하락했다. LG전자도 이달 들어 42인치 LCD TV를 모델별로 80만-90만원씩 인하, 멀티 메모리 슬롯 적용 모델은 600만원에서 520만원, 일반형 모델은 580만원에서 490만원으로 낮췄다. 37인치 모델도 470만원(멀티 메모리 슬롯 적용 모델)에서 430만원으로 40만원 내렸다. 그동안 중견 TV업체들이 LCD TV 가격 하락을 주도해 온 가운데 디지탈 디바이스가 7월 40인치 일체형 HD급을 359만원에 출시, 300만원대 40인치 LCD TV가 등장하기도 했지만 삼성, LG가 40인치대 가격을 대폭 떨어뜨린 것은 매우 파격적이다. 삼성, LG의 이같은 가격 정책은 LCD TV 수요를 큰 폭으로 늘려 대중화를 이끌어냄으로써 시장 파이를 더욱 키우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7세대 물량의 공격적 확대를 통해 7세대의 생산능력을 총 월 15만매 수준으로 확충, 시장 조기 선점을 통해 40, 46인치를 표준으로 굳힌다는 전략이고 내년 상반기 파주 7세대 공장이 가동되는 LG필립스LCD도 42, 47인치로 시장을 리드한다는 방침이어서 양사의 `파이 키우기'도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7세대 물량 확대와 생산성 향상에 따른 원가 절감으로 가격 인하분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고 전했다. 40인치대 LCD TV의 대폭적 가격 인하로 LCD TV의 `무게중심'이 현재 32인치에서 40인치대로 급속도로 옮아가면서 40인치대가 LCD TV의 주력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40인치대에서 LCD TV와 PDP TV간 가격 차이가 사실상 의미가 없어짐에 따라 양 디스플레이간 샅바 싸움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경우 42인치 PDP TV가 최고급형 기준 440만원으로, 40인치 LCD TV와 불과 20만원 밖에 차이 나지 않게 됐고 LG전자도 42인치대 PDP TV 가격(400만원)과 LCD TV 가격 차이가 상당히 좁혀지게 됐다. 40인치대 LCD-PDP TV간 가격차는 삼성의 경우 작년 하반기 300만원(900만원-600만원), 올해 상반기 160만원(550만원-390만원)으로, LG는 작년 하반기 345만원(880만원-535만원), 올해 상반기 180만원(580만원-400만원)으로 차이가 좁혀져왔다. 디지탈 디바이스 등 일부 중견 LCD TV업체 기준으로는 40인치대 LCD TV 가격이 같은 인치대의 PDP TV보다도 오히려 낮아지는 `가격역전' 현상까지 이미 나타났다. 이에 더해 패널업체들의 대형 LCD 생산량이 계속 확충되고 있어 `규모의 경제'에 따른 가격 추가 하락 여지는 적지 않은 상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1천800달러대인 40인치 LCD 패널 가격을 2005년말 1천달러로 낮추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만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는 다면취(유리원판 1장에서 여러장의 PDP를 잘라낼 수 있는 공법) 기술 등 생산력 향상 및 원가 절감에 힘입어 40인치대의 LCD TV와 PDP TV간 가격 격차가 2007년부터 다시 벌어지기 시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현재로서는 `최후의 승자'를 단정짓기 힘들다. PDP 진영은 LCD가 아직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50인치대 이상의 초대형 비중도 점차 늘려간다는 복안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LG의 초대형 LCD TV 가격 하락은 LCD TV의 본격적 대중화와 대형화를 위한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PDP와의 경쟁도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