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허리케인 카트리나 재난 예방 및 구호 부실에 대한 비난 여론을 극복하고 지지도를 회복하는데는 카트리나 후속 대책과 대법원장 지명 등 다음 조치를 어떻게 취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워싱턴 포스트가 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날 '부시, 다음 조치가 남은 인기의 관건'(For Bush, Next Moves Are Key to Rest of Term)라는 제목의 인터넷판 기사에서 뉴올리언스 등지를 덮친 카트리나를 부시 미 대통령 1기 재임 시절 발생한 9.11 테러에 비유하며 부시행정부가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부시 대통령이 활용할 수 있는 국면 전환 카드는 카트리나 재난 극복 및 타계한 윌리엄 렌퀴스트 대법원장 후임자 임명 등 두 가지이며 특히 카트리나 재난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부시행정부 2기 임기의 결정적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부시행정부 1기때의 최대 재앙인 9.11 동시다발테러와 달리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부시행정부가 지목할 '적'이 없는 것이 특징이라면서 국면 전환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시다발 테러는 오사마 빈 라덴이라는 적이 등장하면서 여론을 이 적의 타도에 집중시킬 수 있었지만 카트리나는 그저 왔다가 가는 자연현상일 뿐이어서 이번 재해로 인한 여론의 불만과 비난이 모두 부시 대통령에게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여론이란 후속 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부시 대통령은 국민적 지지를 다시 얻고 지도력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이 신문은 강조했다. 비록 이번 카트리나 재난 구호에서 부시대통령은 관리자로서의 스타일을 구겼지만 앞으로 그의 장기인 실무자형 스타일을 과시함으로써 악화된 여론을 되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위스콘신대학 정치학과 명예교수인 찰스 오 존스는 "내 인상으로는 그들이 재난초기 며칠 뒤부터 그들이 잘하는 성과지향의 업무에 충실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실무자형 리더십이 그것"이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댄 바틀렛 백악관 고문의 말을 인용해 "부시행정부는 앞으로 재난 구제와 복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대중은 우리에게 이들 문제를 다룰 것을 원하고 있고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트리나 재난 극복 외에 부시 대통령은 대법원 판사들 중에서 가장 보수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은 렌퀴스트의 후임으로 적절한 인물을 지명함으로써 여론의 지지를 회복할 수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일각에서는 후임자가 강경 보수적 인물일 경우 민주당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면서 상원에서 오는 6일 시작되는 존 로버츠 대법관 지명자의 인준 절차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강진욱기자 k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