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의원선거(총선)가 30일 공고와 함께 본격적인 레이스를 시작하는 가운데 연립정권 파트너인 집권 자민당과 공명당 앞에 뜻하지 않은 '암초'가 나타났다. 공명당의 실력자 오타 아키히로(太田昭宏) 간사장대행이 연립정권 후보로 나서는 주요 공조지역인 도쿄 12구에서 이 지역구를 아성으로 둔 자민당의 야시로 에이타(八代英太) 전 우정상이 '무소속 출마'를 전격 표명, 한배를 타야 할 공명당과 자민당 출신이 오히려 맞붙게 된 것이다. 야시로 전 우정상은 중의원의 우정민영화법안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졌던 '반란파'의 한명. 자민당의 공천배제 방침에 따라 다른 반란파들이 탈당, 신당을 꾸려 독자출마를 준비중인 것과 달리 그는 당을 떠나지 않고 '비례대표'라도 공천받을 수 있기를 원했다. 실제 당 지도부는 그를 도쿄 12구 비례대표로 단독 공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왔다. 당 지도부가 '반란파'의 '공천배제' 원칙을 무너뜨리고 야시로 전 우정상의 비례대표 공천을 검토한 것은 도쿄 12구에서 그가 무소속 출마에 뛰어들 경우 오타 간사장대행의 당선이 크게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공천배제 원칙을 허물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자민당 지지자들이 강력히 반발했다. 결국 고이즈미(小泉) 총리와 당 지도부는 28일 모임을 갖고 그 같은 계획을 철회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야시로 전 우정상의 출마는 자민.공명 협력 전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총 480명을 뽑는 이번 선거에는 자민, 민주, 공명, 공산, 사민당 등 주요 5당과 중의원해산 후 자민당 반란파가 주축이 돼 발족한 국민신당과 신당일본, 무소속 출신자 등 1천100여명이 입후보할 전망이다. 480석 중 소선거구는 300석, 비례대표는 180석. 자민당은 여성을 각 비례대표 명부의 1위로 올릴 방침이며 민주당은 소선거구에 출마한 인물을 1위로 중복 배치하기로 했다. 소선거구에서는 자민당이 290명, 민주당이 289명을 각각 공천했으며 공명당은 9명을 공천했다. 자민당은 반란파가 입후보하는 선거구 32곳을 포함해 총 45선거구에서 자당 출신 의원들끼리 맞붙는 '보수 분열' 선거를 치르는데 이들 선거구에서 고전이 예상된다. 다케베 쓰토무(武部勤) 자민당 간사장은 28일 "자민당만으로 과반수를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2007년을 목표로 소비세를 포함한 세제의 발본개혁을 실현하겠다"며 민감한 소비세 인상의지를 밝혔다. 반면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민주당 대표는 "정권을 못찾으면 대표를 사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치면서 "향후 우편사업은 국가책임 아래 하고 우편저금과 간이보험은 규모 축소 후 민영화나 폐지 쪽으로 가닥을 잡겠다"며 '우정민영화'의 대안을 내놓았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언론단체 등과 함께 각당 정권공약을 검증한 결과 총론에서 민주당이 7대 4로 자민당에 우위를 보였다고 29일 보도했다. 고이즈미 총리와 오카다 민주당 대표는 29일 일본기자클럽이 주최하는 당수 토론회를 갖고 유권자의 지지를 호소한다. (도쿄=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