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인 투자은행인 메릴린치와 골드만 삭스가 유가전망을 잇따라 상향조정했다. 그러나 장기 유가추세에 대해서는 메릴린치가 하락세, 골드만삭스는 지금과 같은 고유가를 예견해 차이를 보였다. 19일(현지시간) CNN 머니 등의 보도에 따르면 메릴린치는 이날 올해 미국 경질유의 예상 유가를 이전 전망치보다 배럴당 6달러가 높은 56달러로, 내년 전망치를 종전 보다 10달러가 많은 52달러로 각각 상향조정했다. 메릴린치는 미 경질유 장기 유가전망치도 이전보다 40% 상향조정된 배럴당 42달러로 예측한다고 덧붙였다. 메릴린치는 정유능력의 한계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수요 확대, 원유생산능력 확충 부진 등의 이유로 인해 향후 2-3년간 유가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릴린치는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국제유가의 흐름이 하향세로 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릴린치는 최근의 유가 강세는 단기적인 공급차질과 새롭게 부각된 지정학적인 긴장요소들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면서 장기적으로 배럴당 60달러는 유지될 수 없는 가격대로 제자리를 찾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메릴린치는 2007년 이후 생산능력이 확대되고 정유능력도 확충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2009년부터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42달러선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골드만 삭스는 미 경질유 가격이 내년에는 배럴당 평균 68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국제유가도 향후 5년 간 배럴당 60달러선 이상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 삭스는 고유가로 석유업계의 수익이 크게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유탐사와 생산에 대한 투자가 제대로 이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도 유가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양사의 장기전망이 차이를 보이는 것은 석유업계의 향후 행보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기 때문이라면서 각계의 투자확대 요구에도 아직까지 석유업계는 생산량 확대가 지난 1990년대말과 같은 불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계환 특파원 k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