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세를 일기로 서거한 파드 빈 압델 아지즈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의 장례식이 서거 이틑날인 2일 엄격한 이슬람 와하비즘 전통에 따라 검소하게 치러진다. 장례식은 영결 기도의식에 이어 곧바로 열리며 국장(國葬) 절차는 진행되지 않는 것으로 사우디 관리들은 밝혔다. 조기게양도 금지된다. 사우디 아라비아 국기에 "유일신 이외에는 어떤 신도 없고 무하마드(마호메트)만이 예언자"라는 내용의 유일신 신봉 서약문이 새겨져 있어 조기게양은 유일신을 모독하는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파드 국왕은 2일 리야드 중심부 알-우드 공공 묘역에 안장된다. 묘역에는 사우드, 파이살, 칼레드 등 이전 국왕 3명은 물론 일반인들도 묻혀 있다. 이들의 묘역에도 별도 비석이나 봉분은 설치되지 않았으며 흙더미들과 아무 표시 없는 돌만 놓여져 있다. 이같은 독특한 장례절차는 코란의 엄격한 해석을 추구하는 와하비즘의 장례절차에 따른 것으로 와하비즘은 다른 아랍 이슬람 국가에서 일상화된 여러 장례절차, 예를 들면 고인의 묘소를 참배하는 것 조차 허용하지 않는다. 서거 이후 곧바로 장례식을 치르는 것도 와하비즘의 전통이다. 와하비즘은 관을 사용하는 것도 금하고 있다. 이에 따라 파드 국왕도 수의만 입혀진 채 매장된다. 한편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 압둘라 요르단 국왕 등 외국의 주요 인사들이 장례식 참석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이들도 2일 오후 3시 30분(현지 시각) 리야드 이맘 토키 빈 압둘라 사원에서 열리는 영결 기도의식에만 참석할 수 있다. 이 사원은 일반인에게도 개방된다. 6천명 가량을 수용할 수 있는 이맘 터키 사원은 주변 도로에 카페트와 매트를 깔아 쇄도할 추도객들을 맞이할 계획이다. (리야드 AP=연합뉴스)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