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상금 파티' 에비앙마스터스(총상금 250만달러)의 한국선수 첫 패권의 꿈이 가물가물해졌다. 대회 1, 2라운드에서 선두권을 달렸던 김초롱(21)은 23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마스터스골프장(파72.6천192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퍼팅 난조 끝에 버디 3개에 보기 6개를 곁들여 3오버파 75타로 부진했다. 중간합계 5언더파 211타로 공동5위로 추락한 김초롱은 단독선두를 질주한 폴라 크리머(미국.202타)에 9타나 뒤진 채 최종 라운드를 맞게 돼 사실상 우승이 어려워졌다. 1, 2라운드에서 김초롱과 똑같이 68타씩을 쳐 전날 공동선두로 각축을 벌였던 크리머는 이날 버디 7개를 적중시키고 보기는 1개로 막아내며 6타를 줄이는 초강세를 과시했다. 7언더파 209타로 공동2위에 오른 카린 이셰르(프랑스)와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를 무려 7타차로 따돌리고 단독 선두를 달린 크리머는 이로써 지난 5월 사이베이스클래식 우승에 이어 시즌 2승을 예약했다. 더구나 크리머에 전날 2타차로 따라 붙었던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마저 이븐파 72타로 제자리 걸음을 걸으며 8타 뒤진 4위(6언더파 210타)로 내려 앉아 크리머의 우승 전망은 한결 환해졌다. 전성기 때의 박세리(28.CJ)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고 작년 한희원(27.휠라코리아)이 준우승에 머무는 등 이 대회 정상과 유독 인연이 없었던 한국 낭자군으로서는 올해도 빈손으로 돌아설 처지에 빠졌다. 그러나 '장타소녀' 위성미(15.미셸 위)와 이미나(24)가 이날 맹타를 뿜어내, 지난 이틀 동안 김초롱 혼자 지켰던 상위권에 새롭게 진입한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 첫날 코스 적응에 실패해 하위권을 밀렸다가 2라운드부터 페이스를 찾은 위성미는 이날 4개홀 연속 버디를 포함해 7개의 버디를 솎아내는 불꽃타를 휘둘렀다. 4번홀(파4)에서 뼈아픈 트리플보기가 나왔지만 위성미는 이날 하루에만 4타를 줄여 중간합계 3언더파 213타로 공동9위로 점프했다. 올들어 LPGA 투어대회에서 준우승 2차례로 언제든 우승도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기량을 프랑스 팬들 앞에서 마음껏 펼친 셈. 이 대회 직전 캐나다여자오픈에서 우승컵을 품에 안으며 '인생역전'에 시동을 건 이미나는 첫 출전한 코스가 눈에 익기 시작한 듯 버디 6개, 그리고 더블보기 1개를 묶어 역시 4타를 줄였다. 이미나도 위성미와 함께 공동9위에 포진, HSBC매치플레이챔피언십 준우승과 캐나다여자오픈 우승에 이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