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지역 최대 사업장 가운데 하나인 금호타이어가 5년만에 분규없이 임금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한때 광주공장이 폐쇄될 위기까지 닥쳤으나 노사가 함께 이를 딛고 무분규 협상타결을 이끌어낸 것이다. 12일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7-8일 치러진 기본급 6% 인상 등 노사협상안에 대한 노조원 찬반투표결과 72%의 높은 찬성률로 임금협상이 통과됐다. 협상안에 대한 최종 조인식을 14일 치르고 나면 매년 노사협상 결렬로 파업을 겪던 금호타이어는 5년만에 무분규 타결을 성공시킨 셈이 된다. 금호타이어는 매년 발생하는 파업으로 수천억원대의 매출손실이 발생하고 파업으로 인한 강성노조 이미지가 해외시장 진출에도 악영향을 미쳐 투자유치와 영국증시 상장에도 좋지않은 영향을 끼치기는 등 큰 피해를 입어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올해 임금협상을 별다른 충돌없이 끝낸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는 것이 지역경제계의 시각이다. 금호타이어는 노조원만 광주.곡성공장을 합쳐 4천100명에 달해 기아차 광주공장과 함께 이 지역 최대 사업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규모만큼 노조의 영향력도 막강해 지역 노동계의 파업시즌을 이끌 정도로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력도 크다. 그러나 저가의 중국산이 국내 타이어 시장을 급속히 잠식하면서 광주공장의 생산성이 극도로 악화돼 회사가 어려워지자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광주공장은 타이어를 만들어 낼 때마다 그만큼 손실이 발생해 회사로서는 공장 문을 닫고 중국 등 값싼 노동력을 이용할 수 있는 곳으로 옮겨야할 형편이었다. 회사 관계자는 "인력감축 정도로는 도저히 손을 댈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자동화기기를 통해 생산비를 줄여야 하는데 노조 때문에 포기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 5년간 빚어진 파업으로 인해 매출 손실이 2천억원을 넘어서자 작년부터 회사는 광주공장 폐쇄를 심각하게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오세철 대표이사가 지난 3월 직접 나서 "지역경제를 감안해 공장폐쇄 검토를 완전 철회한다"고 발표하자 노조도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평생직장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직원들 사이에 확산됐고 노사협상과 협상안에 대한 찬반투표 결과에도 이같은 점이 반영된 것으로 지역경제계는 보고 있다. 광주상공회의소 관계자는 "GS 칼텍스 노조의 파업과 기아차 노조의 취업장사로 노조에 대한 이미지가 어느 때보다 나빠진 상황에서 금호타이어의 무분규 타결은 매우 뜻깊다"며 "노사협상을 앞둔 다른 사업장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광주=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b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