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화갑(韓和甲)대표는 5일 "사람들은 후손이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 묫자리를 쓴다고 하지만 (나는) 후손들이 잘되도록 묫자리를 쓰는 심정으로 민주당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면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연정(聯政) 제의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한 대표는 이날 오후 대구가톨릭대학교 최고지도자교육원에서 `4강과 북한 핵 문제'를 주제로한 특강을 갖고 "지금 여당에 들어가서 무슨 감투를 쓰겠느냐. 나는 끝까지 민주당을 지킬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 대표는 이어 "열린우리당은 노대통령이 만든 당이기 때문에 임기가 끝나면 없어질 당"이라고 말한 뒤 "아무리 날고 기어도 주류들은 한 사람을 위해 충성하기 때문에 주류 속에서 후계자는 나올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또 현 정부의 대북 정책과 관련, "남북문제를 풀어나가는데 있어 친미냐 반미냐의 말은 무의미하기 때문에 우리 중심으로 미국을 이용하는 용미(用美)를 해야하는데 지금은 김대중 대통령이 이룩한 햇볕정책이 후퇴만 할 뿐 더 나아진 것이 없다"면서 "현정부는 대북문제와 관련해서는 김 대통령으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을 까먹고만 있지 `노무현 정책'과 같은 새로운 정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 대표는 "현정부는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을 수 있을 만한 정책이 없는 상태이며 국민을 이끌어갈 역량이나 국가경영철학, 플랜(Plan)조차 없다"고 여과없이 비난했다. 한 대표는 "이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국민들 사이에 일체감을 만들 수 있겠느냐"면서 "정치의 요체는 국민을 편하게 하고 나라를 부강하게 만드는 것이고 사람들이 요순(堯舜) 시절이 좋았다고 말하는 것은 그때가 국민들이 살기가 편하고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현정부를 겨냥했다. 이어 한 대표는 "북한은 노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한 일이 민족문제인 대북송금에 대한 특검이었기 때문에 노무현 정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군(軍)에서 나온 이야기라면서 "지난해 10월께 북한에서 군사훈련이 있었는데 훈련의 목적이 한ㆍ미 대북 작전에 대한 대비였다"면서 "이렇게 되니 미국이 우리에게 정보를 줄 수가 없다고 하는 등 미국 마저 현 정부에 대해 강한 불신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한 대표는 한 소식통의 의견을 전제로 "북한은 현재 김정일 주변 인물 8명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면서 "중국과 미국은 이들 8명의 축출과 김정일 정권의 교체에 기본적으로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한 대표는 이날 특강에서 6자 회담의 틀에서 북핵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한 뒤에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고, 한반도의 영구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동북아 집단 안보체제를 구축해야 할 것으로 지적했다. (대구=연합뉴스) 이덕기 기자 duc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