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조류독감에 감염된 조류는 외견 상으로는 병에 걸리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감염 여부 파악이 어렵다고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27일 밝혔다. 안토니 라치체너 FAO 베트남사무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리의 경우 예전에는 대표적인 조류독감 바이러스인 H5N1에 증세를 나타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갑자기 병에 걸린 뒤 죽은 닭의 경우는 H5N1 바이러스가 이미 깊숙히 파고 들었음을 보여주었다고 그는 말했다. 라이체너 소장은 이어 국내외 실험 결과 H5N1 바이러스의 유전적 배합이 가금류 사이에서 수시로 변화하고 있음도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필리핀 마닐라 회의에서 조류독감 바이러스의 잦은 변화로 인해 인간 대 인간 감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최악의 경우 수백만명이 이로 인해 사망할 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앞서 베트남 일간 사이공 자이퐁 신문은 26일 농촌개발부 보고서를 인용해 조류독감 바이러스의 항원구조가 수시로 변하고 있는 것으로 실험 결과 드러났으며, 이로 인한 인간감염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어 베트남 정부가 가금류를 중심으로 잇따라 조류독감이 발생하는 데도 이를 파악하지 못한 것도 바이러스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베트남에서는 지난 2003년 말 이후 지금까지 조류독감으로 38명이 목숨을 잃었다. (하노이=연합뉴스) 김선한 특파원 s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