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심도(高深度)역에서 화재가 나면 터널을 따라 대피하세요' 서울도시철도공사(사장 제타룡)는 16일 "앞으로 지하철 5∼8호선 가운데 지하 30m 이상 아래에 위치한 역에서 열차나 승강장 화재가 발생할 경우 `터널 대피' 방식에 따라 승객들을 대피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방식은 화재시 계단을 이용해 역사 바깥으로 탈출하는 대신, 승강장 양끝의 비상사다리를 이용해 선로로 내려선 뒤 선로를 따라 가장 가까운 인근 역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공사는 30m 이상 지하이거나 승강장 계단이 1곳뿐이어서 화재시 승객들이 6분 이내에 역사 밖으로 대피하기 어려운 21개 역을 선별, 이들 역에서 화재가 날 경우 열차들을 정지시킨 뒤 승객들을 터널로 대피시킬 계획이다. 이들 역의 승강장에서 인근역으로 연결되는 터널 안에는 유사시 승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안전 손잡이와 비상조명등, 비상 전화, 화재진화용 송수관 등을 설치했다. 이 방식이 적용되는 역은 ▲5호선의 여의나루, 까치산, 신정, 양평, 영등포구청, 영등포시장, 마포, 충정로, 종로3가, 동대문운동장과 ▲6호선의 신금호, 녹사평, 역촌, 불광, 독바위, 연신내, 구산, 버티고개, 이태원, ▲7호선의 남구로, ▲8호선의 산성 등이다. 김래옥 공사 안전교육과장은 "지난 2월 지하철 7호선 화재 사고 이후 심도가 깊은 5∼8호선 일부 역의 안전대책을 검토한 결과, `터널 대피' 방식이 인명 구조 확률이 더 높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이미 소방방재본부 등에서도 적정성을 검증받았으며 향후 해당 역의 직원들에게 화재 사고시 승객들을 터널로 대피시키도록 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공사는 17일 오후 2시부터 30분간 고심도역의 하나인 6호선 신금호역에서 시민이 지하철 객차에 방화한 상황을 가정, 승객들을 터널로 안전하게 대피시키고 진화를 하는 가상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전문가와 시민 등 10명으로 구성된 시민교육훈련 평가단이 참관, 훈련 결과를 평가하고 이를 향후 개선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